농민 이모씨(62·의성군 봉양면 길천리)는 여름방학이 되면 도시로 출가한 자식들이 귀여운손자 손녀들을 데리고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올 여름방학에도 자녀들이 예년처럼 찾아왔건만 이씨는 즐겁기는 커녕 고민만 늘었다. 모중소기업에 다니던 큰 아들이 직장을 잃고 가족들을 몽땅 데리고 집으로 찾아왔기 때문. 이씨뿐만 아니라 요즘 농촌의 상당수 노인네들이 자식들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모습들이다. 자녀들중 상당수가 기업퇴출 공장부도 등으로 이미 실직된 채 방학기간동안 한입이라도 덜기 위해 일가족이 모두 내려와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들이야 아무것도 모르고 마을앞 개천에서 물고기도 잡고 잠자리떼를 쫓아다니며농촌의 포근함에 묻혀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처럼 농민들은 실직한 자식들의 장래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는 것이다. 특히 부모가 없는 경우는 형님집 등에 찾아와 장기 체류하는 형도 많은 실정. 이들은 한결같이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동안 도시에서 먹고 살일이 막막하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해 손자를 보는 기쁨은 잠시이고 고민만 안겨주고 있는 실정. 농촌도 영농자재대와 유류대 사료대 등의 인상으로 끼니만 겨우 해결하는 정도이고 파산 직전인 농가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씨)는 "자식들이 걱정돼 농협에 얼마간 돈이라도 빌려 줄까하고 생각해도 요즘은 이웃간보증도 기피해 어렵고 당장 현금화할 농산물도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춘산면 정모씨(64)는"올 겨울방학이 되면 실직자는 더욱 늘어 아예 자녀들과 함께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많아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의성·張永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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