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천 호프집 불 희생 왜 컸나

대부분의 사상자가 지하층도 아닌 2층에서 어떻게 발생했을까.

원인은 우선 50여평 규모에 불과한 '라이브 Ⅱ 호프'집에 이날 1백20여명이 북적된데다 가게 내부는 의자들로 빽빽이 차 있어 통로 공간이 겨우 한사람이 다닐수 있을 만큼 비좁은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불이 난뒤 미처 대피할 공간을 찾지 못한 채 서로 뒤엉켜 인명피해가 더욱 컸다는게 소방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특히 유리창으로 돼있던 대형 창문을 나무판넬 등으로 멋대로 폐쇄한 것도 대형참사를 부른 주원인이 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도의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있는 김우영(17. 선인고 1)군은 "2층 호프집에 앉아 있던중 카운터쪽에서 '펑'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밝혀 밀폐된창문이 엄청난 인명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뒷받침했다.

즉 문쪽에서 불길이 치솟은 가운데 유일한 탈출구인 출입문이 막혀 상당수의 사망자들이 주방옆 화장실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가게 내부의 내장재와 의자 등 집기도 인화성이 강한 것으로 돼 있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지하 '히트 노래방'에서 화재가 처음 발생하자, 대부분이 대피하느라 정신이 없어 각 층마다 설치돼 있는 비상경보기를 작동시키지 않아 2층 호프집에서는 화재 발생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특히 화재발생시 작동하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아 사상자가 늘었다는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관할 중부소방서는 1년에 한차례씩 소방점검을 실시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이같은 문제점들을 제대로 적시했는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형식적인 소방점검이 이같은 대형 참사를 초래한 요인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층에 수많은 학생 등이 몰려있는 호프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하에서는 별다른 안전장치도 없이 전기공사와 페인트 작업을 한 것도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씨랜드 화재사건에서 '안전 불감증'이 대형참사를 몰고 온 것처럼 이번 호프집참사에서도 '안전 불감증'이 또다시 드러난 셈이다.

지하 1층(164.6㎡) 노래방, 지상 1층(184.12㎡) 음식점, 2층(184.12㎡) 호프집,3층(184.12㎡) 당구장, 4층(139.38㎡) 주택으로 돼있는 이 건물은 지난 85년 6월 착공허가, 11월 준공허가를 각각 받은 노후건물로 화재위험이 늘 있었던 건물이라는게 주변 사람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