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후 10년간 동구권 국가들은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몇몇 국가들은 유럽연합(EU)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가 하면 또다른 일부 국가들은 파산의 위기에 처해 있다.
발트해에서 발칸반도에 이르는 옛 공산권 국가들이 지난 89~90년 이후 거쳐온 역정과 현주소를 개괄해 본다.
◆옛 소련의 발트 3국
90~91년 사이 각각 독립을 선언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은 탈(脫) 공산주의 시대를 맞아 옛소련과의 관계 재정립을 위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웃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괄목할 만한 도움을 받아 놀라운 경제변신을 이룩했다. 에스토니아는 지난 98년 11월 EU가 1차 가입대상으로 협상을 시작한 6개국 가운데 하나이며 라트바아와 리투아니아는 내년에 EU가입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게도 난관은 남아있다. 발트 3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입을 원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이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부 유럽의 강국 폴란드
89년 11월의 베를린 장벽 붕괴 이전부터 폴란드는 동구지역 반공산 혁명의 선봉역할을 했으며 지금도 4천만에 가까운 인구와 경제력으로 인해 중부 유럽 최대의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중도우파 출신의 예르치 부체크 현 총리는 지난 97년 개혁을 가속화할 것을 약속하면서 취임했지만 특히 개혁에 따른 고통에 분노한 농민과 광부들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사회적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 폴란드는 지난 98년 11월 EU 가입협상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 나토에 가입했다.
◆조용히 결별한 체코와 슬로바키아
지난 93년 이른바 '조용한 결별'을 통해 옛 체코슬로바키아는 두개의 새로운 국가로 분리됐다. 슬로바키아는 특히 90년대의 대부분에 걸쳐 집권했던 블라디미르 메치아르 전(前) 총리의 권위주의적 통치하에서 빈국으로 간주됐으나 지난해 그가 권좌에서 물러난 이후 친(親) EU 성향의 새 정부는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내년 EU가입 협상 개시를 기대하고 있다.
체코는 옛 반체제 인사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의 지도 아래 계속 진보해 지난해 EU 가입협상을 시작한 데 이어 3월에는 나토에 가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국 헝가리
서민의 생활수준 향상을 강조하는 이른바 '굴라시 공산주의'의 창시국이자 지난 89년 '철의 장막'을 처음으로 깨뜨린 헝가리는 그 이후 폴란드와 함께 옛 동구권의 선두주자로서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해오고 있다. 보수주의자 빅토르 오르반 현총리는 헝가리의 EU 가입 열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는 지난 3월 나토에 가입했다.
◆발칸의 빈국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개혁이 가장 오랫동안 지체됐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코소보 사태 이전에도 옛 공산진영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였다. 코소보 전쟁은 특히 핵심 교통로인 다뉴브강 교량들의 파괴를 통해 경제에 충격을 입혔다.
불가리아에서는 개혁주의자인 이반 코스토프 총리가 지난 97년 경제위기의 와중에서 옛 공산주의 정권이 축출된 이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개혁은 지연되고 있으며 그가 가야 할 길은 요원한 상황이다.
◆엣 유고연방 국가들
지난 91년 6월 독립을 선언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가운데 10일간의 독립전쟁을 치르기도 했던 슬로베니아는 옛 유고연방 소속 국가들 가운데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으며 EU 가입 최우선 대상국 대열에 합류했다. 크로아티아는 정치적 리더십의 문제에 대한 의문때문에 EU 가입이 보류됐다.
보스니아는 91~95년의 전쟁으로 시달렸으며 아직도 그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 마케도니아 역시 이웃한 옛 유고연방 국가의 사건들, 특히 코소보 전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칸의 부랑자 유고슬라비아
유고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코소보의 분리주의자들과 전쟁을 치르면서 90년대의 대부분을 발칸의 부랑자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지내야 했다. 이들 전쟁은 또 유고의 경제를 절름발이로 만들었다.유고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그가 권력을 내놓기까지는 민주적 발전의 전망이 거의 없다.
댓글 많은 뉴스
尹, '부정선거 의혹' 제기 모스 탄 만남 불발… 특검 "접견금지"
李 대통령 "돈은 마귀, 절대 넘어가지마…난 치열히 관리" 예비공무원들에 조언
윤희숙 혁신위원장 "나경원·윤상현·장동혁·송언석 거취 밝혀야"
정동영 "북한은 우리의 '주적' 아닌 '위협'"
尹 강제구인 불발…특검 "수용실 나가기 거부, 내일 오후 재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