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맹물전투기' 추락사고는 전투비행단의 말단 사병부터 장군급 지휘관에 이르는 모든 부대원이 직무를 소홀히 한데 따른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국방부 조사단은 공군 16전투비행단의 F-5F전투기의 추락원인은 유류탱크의 균열로 유입된 지하수와 박테리아가 기름과 섞여 전투기에 흘러들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결론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군은 사고에 앞서 지난 7월5일 5년마다 실시하는 유류탱크점검을 위해 5만배럴들이 6번 탱크의 기름을 1만배럴들이 탱크로 옮겨 담은 뒤 8월18일 내부검사 과정에서 바닥에 길이 3㎝, 폭 2㎜의 균열을 발견했다.
6번 탱크는 균열에도 불구, 높은 유압때문에 지하수가 들어갈 수 없었으나 기름을 옮겨담는 과정에서 유류가 감소, 지하수 압력이 더 높아지면서 물이 유입돼 맨밑바닥층 기름을 넣은 3번 탱크에 물이 500배럴까지 섞여 들어갔다는 게 조사단의설명이다.
한상철 유류관리중대장(공군중위·구속)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8월20일 장승봉보급대대장(공군중령·〃)을 경유, 김호동 비행단장(공군준장)에게 보고하면서 3번탱크에 물이 섞인 사실은 누락시켰다.
김준장도 균열로 인해 기름이 외부로 유출됐는지 여부만 확인하고 지하수 유입방지를 위한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아 전투기 추락이라는 참사를 미연에 방지할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
특히 3번 탱크에서 급유대, 급유차를 거쳐 전투기에 기름이 공급되는 과정에서 물이나 오염물질이 섞였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유류관리반의 점검이 형식에 그친 것도 결과적으로 사고를 방치한 꼴이 됐다.
지휘관에게 물유입 사실을 속인 유류관리반은 3번 탱크 밑바닥에 60㎝까지 고인 물을 빼기 위해 8월19일부터 9월8일까지 매일 한 차례씩 드레인작업을 실시했으나 물은 여전히 20㎝까지 차있었으며 이를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유류관리반은 수분이 함유됐는지 여부를 더이상 확인하지 않은 채 직감으로 물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판단, 사고 당일인 9월14일 급유대와 급유차를 거쳐 문제의 기름을 전투기에 주유했다.
이 과정에서 유류관리반은 급유대에 물이 통과할 경우 자동으로 차단시켜주는 핵심부품이 없고 수분을 배출하는 자동스위치가 고장난 사실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데다 급유차에 대한 육안검사도 형식적으로 실시, 물의 전투기 유입을 막지 못했던것.
주유차 밑바닥에는 다량의 물과 박테리아층이 띠모양으로 형성돼 있었으나 채취된 기름을 담은 용기가 투명하지 않은데다 검사시점도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 오후5시45분께 이뤄져 육안검사는 형식에 그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사고 전투기는 이날 오전 경계비행을 끝낸 뒤 사격훈련 비행을 하기로 예정됐으나 기상악화로 취소, 물이 들어간 보조연료탱크를 장착하고 야간비행에 나섰다가 이륙후 1분40초만에 왼쪽 엔진이 멈추고 다시 1분50초뒤에 오른쪽 엔진마저 작동을 중단, 추락했다고 조사단이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는 전투기 사고와 관련, 축소, 은폐나 유류 부정유출 의혹 등에 대한 혐의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번 조사로 사고의 전모가 규명됐다고 설명했으나 사고원인을 비행단에만 한정하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실제로 김호동비행단장은 탱크 균열을 보고받고 신형으로 교체해줄 것을 공군본부와 공군 군수사령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한 재조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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