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만큼 전기 소설로 많이 다뤄진 예술가도 드물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외국인의 시각에서 그려진 것. 우리의 시각에서 빈센트 반 고흐를 다룬 책이 나왔다.
영남대 법과대학장 박홍규교수가 쓴 '내 친구 빈센트'(소나무 펴냄)는 빈센트가 남긴 800여통 이상의 편지를 근거로 그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려한 인문학적 평전이다. 이 책은 흔한 전기 소설이나 빈센트의 삶에서 힌트를 얻은 픽션과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연대기적 사실의 나열이나 연극적 독백도 아니다. 시대적 고민을 안고 살았던 한 사람의 일생을 조명하면서 여러 찬사와 수사에 가린 고흐의 진면목을 미술애호가의 입장에서 조명한 것이다.
저자는 수년에 걸쳐 빈센트의 발자취를 추적했다. 방학이면 배낭을 둘러메고 네덜란드에서 남불 아를르까지 훑고 다녔다. 고흐가 살았던 시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과 사조, 고흐가 읽었던 책들을 찾아 읽어가면서 고흐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살려내려고 노력했다.
지금까지 고흐의 그림을 이해하는 코드는 '광기'와 '천재성'. 하지만 박교수는 후대 예술사가들에 의한 일방적인 해석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고흐를 해석한다. 그는 이 책에서 "탄광 노동자들과의 일체감을 이루기 위해 그림에 입문한 고흐는 평생 가난한 이웃과 서민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다"며 따라서 그에게 바쳐진 모든 찬사와 헌사는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고흐의 그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이들은 인상파가 아닌 바르비종파였다고 주장한다. 고흐는 자신이 살았던 초기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고민을 온몸으로 끌어 안고, 자신을 바쳐 이겨나가려던 의인이었고 인간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을 그림에 투영한 화가였다.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참다운 인간에게서 전해지는 풍부한 인간미 때문이지 결코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그가 미쳤다거나 광기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한다.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고흐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경위에서부터 최근 열린 주제별 회고전, 빈센트 연구사, 빈센트 그림의 진위 판정기준, 빈센트 관련 영화, 빈센트 그림이 있는 미술관 목록, 여행 길라잡이까지 다양한 정보를 정리해놓았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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