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BS1 역사스페셜 '명량대첩의 비밀'

불과 13척의 배로 333척의 적선을 섬멸시킨, 세계 해전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불멸의 금자탑 명량해전. 더욱이 거북선이 칠천량 해전에서 이미 소실되고 없던 상황에서 1597년 9월16일에 이같이 놀라운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이 해전은 경탄과 의문을 함께 자아내 왔다.

과연 이순신 장군은 거북선도 없이 어떤 방법으로 절대적인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을까.

이번 토요일(6일) 오후 8시 방영되는 KBS 1TV'역사스페셜''명량대첩의 비밀'에서는 명량대첩의 숨은 비밀을 파헤친다.

제작진이 발견한 승리의 열쇠는 바로 '철쇄'라는 일종의 쇠사슬. 폭이 좁고 물살이 빠른 울돌목의 두 육지 사이를 이어, 평상시에는 바닷속으로 가라앉혀 놓고 있다가, 적선이 지나갈 즈음 재빨리 감아 올려 걸리게 한 것이다.

철쇄에 걸린 일본배는 독 안에 든 쥐 처럼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되고, 조선군은 이때 집중적인 화포 공격으로 적군을 섬멸시킬 수 있었으리라는 추정이다.

제작진은 현장 취재를 통해 당시 격전의 현장이던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에 철쇄가 설치돼 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진도대교가 설치돼 있는 그 자리에 다리 공사 전까지 쇠기둥이 박혀 있던 것을 확인한 것.

이 쇠기둥이 박혀있던 위치는 양안을 잇는 가장 짧은 거리이기 때문에, 당시 울돌목을 설명한 각종 역사서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제작진은 또 명량대첩에 참가했던 김억추 장군(현무공)의 일생을 다룬 전기서 '현무실기'에서 명량대첩 당시 철쇄를 사용했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몇몇 역사서에도 명량대첩에서 철쇄가 사용됐다는 기록이 전해져 오는 점으로 미뤄, 바로 이 철쇄가 승리의 열쇠였으리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밖에도 제작진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달리 일본에도 울돌목과 같이 폭이 좁고 물살이 센 지역이 있으며, 일본 해군은 그곳에서의 훈련을 통해 울돌목과 같은 지형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낸다.

제작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일본군이 울돌목의 지형을 몰라 전멸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익숙한 지형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울돌목 전투에 임했다가 예상치 못한 이순신의 '철쇄작전'에 걸려 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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