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부총재 반출 '언론 책자'있을까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지난달 25일 폭로한 '언론대책 문건'과 김무성(金武星) 의원이 1일 주장한 이종찬(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의 '언론 책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가.

'문건'이 언론에 공개된데 반해 '책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한나라당도 책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책자'의 존재는 아직 일방적인 주장이거나 '설'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전 원장이 국정원 문서를 많이 가지고 나와 개인 사무실에 보관해 왔고, 이중 몇몇 문서는 분실한 것으로 이 전 원장측도 확인하고 있다는 점은 '책자'의 실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이 주장한 '언론 책자'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책자에는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작성한 문건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말 때문이다.

즉 일개 기자가 작성한 것으로 결론난 '문건'과는 달리 '책자'의 존재는 현정권이 국정원의 지원하에서 체계적인 '언론대책'을 마련, 실행에 옮겨왔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사실로 확인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 의원과 한나라당의 이같은 '책자'에 대한 주장은 언뜻 보기에 시기적,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없지 않다.

문일현 기자가 '문건'을 작성한 것은 6월24일께인 반면 이 전 원장이 국정원장에서 물러난 것은 지난 5월25일이어서, 지금까지 확인된 대로 문건이 문일현 기자단독작품이라면 6월에 작성된 문건이 5월 이전에 만든 책자에 포함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 대변인은 "이런 점이 우리 당에서 이번 문건을 문일현 기자 단독작품으로 보지 않는 이유"라며 "문일현 기자는 국정원에서 만든'언론장악 책자'를 보고 실현가능성 등을 감안해 내용을 요약했거나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보낸 정도일 것이라는 게 당의 비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은 문건과 관련돼 지금까지 밝혀진 내용을 근본부터 뒤집는 것이라는 점에서, 만약 한나라당이 진정 책자를 확보하고 있다면 이를 입증하기 위해 즉각 공개하는 길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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