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깊어만 가는 특검팀 내분

파업유도 사건을 맡은 강원일(姜原一) 특별검사의 수사팀 운용방침에 반발, 김형태(金亨泰) 특검보 등 5명이 사퇴하거나 이탈 의사를 밝히면서 불거진 내분사태가 과연 봉합될 수 있을까.

이미 사표를 제출한 고태관 변호사를 제외한 김 특검보 등 4명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이 제시한 4개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검팀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강 특검은 이에 대해 강희복(姜熙復) 전 조폐공사 사장을 예정대로 3일 소환하는 등 김 특검보 등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과 국정조사를 통해서도 의혹이 풀리지 않아 헌정사상 최초의 특검제가 도입돼 특별검사 몫으로 넘어갔던 파업유도 사건 수사가 최대의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게다가 민주노총, 경실련, 참여연대 등 노동.사회단체들도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성명을 잇따라 내고 파업유도 특별검사 수사팀의 전면 재구성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일부 수사관들의 이탈의사 표명으로 흠집을 입은 강 특검이 사태를 수습하지 않은 채 수사를 강행할 경우 수사결과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게 뻔한 만큼 모종의 타협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강 특검과 김 특검보가 파견검사 및 검찰출신 수사관의 수사참여 배제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여서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특검팀 내부에서 조차 강 특검과 김 특검보중 한쪽 편으로 서로 갈려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강 특검은 사태발생 즉시 기존 수사팀을 재편성하는 등 수사진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발빠른 조치를 취하는 한편 사표제출을 거부한 김 특검보 등 4명은 해임조치하지 않고 있으며 자진 사퇴한 고태관 변호사에게는 복귀할 것으로 종용하고있다.

이는 수사팀을 보강하지 않은 채 현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뜻이어서 내분이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김 특검보측은 사표제출을 거부하고 있고, 강 특검은 해임조치를 유보하고 있는 등 협상의 여지를 남겨 둔 상태여서 양측이 특검제의 명분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금씩 양보, 화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야단체 대표로 선발됐다고 할 수 있는 김 특검보의 경우 파업유도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데다 강 특검로서는 수사결과에 대한 여론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봉합된다 하더라도 팀원간의 갈등의 골이 패일대로 패인만큼 원만한 수사진행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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