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선교사로 대구SOS어린이마을 초대원장을 역임한 고희의 하 마리아(70)여사가 은퇴하여 고국에 돌아간지 7년만에 대구 SOS 어린이마을을 찾아 처녀 어머니들과 아이를 키운 경험담을 나누며 대담 시간을 가졌다.
종전 직후 대구 삼덕동에서 구두닦이·넝마주이와 함께 살면서 한국 고아들의 비참한 생활을 몸소 체험한 벽안의 하여사는 고(故)헤르만 그마이어(세계SOS어린이마을 창설자)씨에게 그들의 고통에 동참할 것을 호소, 한국의 쌀한톨을 1달러와 바꾸는 '쌀한톨 '캠페인을 통해서 한국 SOS 마을을 설립케 만든 장본인이다.
"한국은 어려울 때 도움을 받기는 잘했는데 남을 돕는 정신은 매우 약한게 약점입니다. 지금도 르완다나 동티모르 지역의 어린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가난해도 남을 도우며 살도록(SOS) 어머니들이 머리를 짜내야합니다"
마산교구장의 초청으로 방한, 대구에도 들른 벽안의 하마리아여사는 "한국의 가을이 너무 그리웠다"고 털어놓으며 전국에 흩어져사는 대자 대녀들, 마산 결핵요양원에서 만난 사람들, 머리희끗한 중년으로 자리잡은 넝마주이·구두닦이 소년들을 일일이 만나 옛정을 나누는 자상함을 보여주었다.
평생을 한국에서 봉사하고 고국에 돌아가자 연금 혜택을 받지도, 거처할 곳도 없어서 조카집에 얹혀 살다가 이제 겨우 연금과 10평 짜리 방한칸을 얻어사는 하마리아 여사는 지금도 적은 연금을 쪼개고, 가을철에 버섯을 채취하여 판 수익금으로 에콰도르에서 힘들게 사제 생활을 하는 동생신부를 돕고 있다.
수전증으로 떨리는 커피잔을 두손으로 들면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더 낮추고 더불어 사는 법을 익혀야한다"는 하마리아 여사는 아마도 이번이 마지막 한국 방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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