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문일현(文日鉉) 기자는 왜 갑작스레 귀국하게 됐을까.
문기자는 당초 국정조사와 검찰수사를 함께 받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갑자기 귀국행을 서둔 점을 놓고 의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사흘째 연락이 끊겼다"며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질 듯이 말했다가 바로 다음날인 7일 "금명간 귀국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검찰은 그간 주중대사관에서 법무협력관으로 근무중인 구본민(具本敏.41.사시25회) 검사를 통해 문 기자의 귀국을 종용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담양 출신으로 문씨와 광주일고 동창인 구 검사는 문씨가 북경 특파원이던 지난 94년에도 베이징대학 사회과학원에서 6개월간의 연수과정을 밟으며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설명대로라면 문 기자는 지난달 25일 정형근(鄭亨根) 의원의 문건 폭로이후 구 검사에게는 계속 연락을 취해오다가 구 검사와 갑자기 사흘 이상 연락을 끊은셈이다.
그러던중 문기자와 문건작성을 협의한 '제3자'로 알려진 중앙언론사 간부가 지난 6일 한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문기자와 연락은 되지 않으나 오늘 내일중 귀국해서 진상을 밝히겠다고 했다"고 언급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검찰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파악에 나선 검찰은 이날 밤 "문기자가 '제3자'와의 통화에서 금명간 귀국하겠다는 얘기를 한 사실을 문기자의 측근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3자'가 이미 문기자의 귀국을 예측하고 있던 상황에서 검찰이 이같은 사실을 진정으로 몰랐는지, 아니면 "문기자에게 꾸준히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는 그간의 브리핑 내용이 허위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검찰 주변에서는 한나라당 현지 조사단과 북경 특파원들이 문씨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모두 실패했다는 점에서 누군가가 문 기자에게 일단 잠적해 있을 것을 주문했다가 한나라당측의 통화내역 폭로 등 파문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그로하여금 귀국을 단행토록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즉, 문 기자의 잠적과 갑작스런 귀국에 모두 '사전각본'이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검찰이 문 기자를 빼돌려 구 검사를 통해 개략적인 사전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등 이래저래 문씨의 귀국을 둘러싼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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