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8일 저녁 소환한 문일현(文日鉉)기자를 상대로 9일 새벽 5시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이어갔다.
번갈아 가며 조사를 맡은 서울지검 형사3부 오세헌(吳世憲) 부부장검사와 부수석인 오해균(吳海均) 검사는 문 기자의 귀국전 이미 준비한 1백여개 신문사항을 숨쉴틈없이 쏟아부으며 문 기자를 몰아붙였다.
도착 즉시 검찰청사로 불려온 문 기자는 낮고 탁하게 잠긴 목소리로 간헐적인 답변을 이어갔으며, 새벽녘에는 조사가 진행된 11층 특별조사실에서 간간이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수사팀은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검사들까지 포함해 전원이 밤을 지새며 대기했으며 간간이 검사실 소속 직원들이 5층 형사3부 사무실과 11층 조사실 사이를 오르내리며 참고자료와 메모지 등을 급하게 전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검찰은 문 기자에게 문건을 왜 만들게 됐는지부터 제3.제4의 인물 개입 여부까지 가능한 광범위한 방향으로 신문을 벌였으나 문 기자는 베이징 회견 때와 같은 취지의 종전 진술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문건의 작성동기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수사 검사는 "작성동기가 이번 사건의 처음이자 끝인 동시에 명예훼손 사건의 본질"이라며 문 기자의 답변을 유도했다.
수사팀은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문건 작성동기를 4가지로 분류, 하나하나확인해 나가는 동시에 배치되는 답변이 나오면 다시 끄집어내 강도높은 신문을 하는 방식으로 끈질긴 추궁을 계속했다.
검찰은 첫째 중앙일보내 '호남라인'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 문건을 작성했을 개연성을 추궁하면서 문건에 '언론사내 반호남세력'등의 문구를 적시한 근거를 캐물었다.
특히 이 부분의 신문은 문 기자와 같이 호남출신인 오해균 검사가 주로 맡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건작성 시기가 국세청의 보광 세무조사 착수 무렵이라는 시간적 정황을 근거로 당시 어려움을 겪을 위기에 놓였던 중앙일보를 구하기 위한 목적이 개입돼 있는지 추궁했다.
수사진은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를 첫 타깃'이라고 쓴 배경을 포함해 문건의 세세한 내용에 대해 집중적인 신문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째로 이종찬(李鍾贊) 국민회의 부총재와 국정원장 시절 알고 지내던 교분으로 이 부총재 또는 다른 여권실세의 요청을 받아 문건을 작성해 전달한 것 아니냐고 파고 들었다.
이도저도 아니면 순전히 개인적인 동기에서 작성해 참고하라고 전달했다는 것이 진실이냐고 떠보기도 했다.
문 기자는 검찰의 집요한 신문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개인적 동기'라는 기존의 주장을 끝내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진은 그러나 밤샘조사를 통해 문 기자로부터 일부 새로운 진술을 받아 낸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틀째 추궁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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