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野 정의원 고발·수원집회 극한대치

국민회의는 9일 한나라당의 수원집회에 대해 초·재선 의원들까지 가세한 가운데 당리당략에 얽매여 국민을 혼돈시키는 행위인 만큼 즉각 중단하고 국회에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또한 빨치산 발언 등과 관련, 정형근의원에 대한 퇴출 압박공세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문일현 중앙일보기자와 여권 핵심인사들간의 전화통화 의혹 등에 대해선 당사자들이 '사실 무근' 혹은 안부전화에 불과했다는 등으로 일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회정상화 차원에서 자민련과 예산안 및 민생법안 등에 대한 심의에 우선 착수함으로써 야당 측을 압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국민회의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고위 당직자회의를 갖고 언론문건 대책과 국회정상화 방안등을 논의, 특히 이날중 정의원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 했다. 당내 언론문건대책위를 통해 정의원과 관련된 용공조작 및 인권유린행위 사례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뒤 이를 폭로하는 역공에도 나서기로 했다. 또한 문기자와 여권 인사들간의 전화통화 주장을 한 이신범 한나라당의원에 대해서도 조만간 고발조치키로 했다.

통화자로 지목된 한화갑 사무총장은"문기자와 직접 통화한 것은 지난 8월 쯤이고 그 후에는 통화한 적이 없다"고, 김옥두 총재비서실장은"혹시 내가 없을 때 전화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통화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다만 김하중 청와대의전비서관은"중국대사관 공사로 근무할 때 문기자가 특파원으로 있어 잘 알고 지내온 사이로 한 차례 안부통화를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당내 '열린정치 포럼'과'21세기 푸른정치모임'소속 초·재선의원들도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정의원은 면책특권을 악용한 공작적인 폭로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이회창총재 역시 근거없는 폭로로 야기된 국회공전과 정국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정상화를 촉구했다. - 徐奉大기자

한나라당은 여권의 강수에 장외집회로 맞불을 놓았다. 한나라당은 9일 수원 장안공원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김대중정권 언론자유말살 규탄대회'를 열고 강경입장을 천명했다.

이날 대회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지구당에 총동원령을 내린 탓에 1만여명이 넘는 인파들이 몰려 한나라당을 고무시켰다.

이총재는 이날 "여권은 언론문건 파문의 본질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여권이 언론문건 관련 국정조사와 대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장외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언론말살 음모와 함께 여권의 실정에 대한 공세도 계속됐다. 도·감청 문제, 맹물전투기 추락사고 등을 집중 거론하면서 장외투쟁에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모습이었다.

당의 정형근의원 감싸기도 계속됐다. 여권이 명예훼손혐의로 정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정의원 죽이기가 시작됐다고 비난했다. 장광근 부대변인은 이날 "정의원은 대통령에게 빨치산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다시한번 강조하고 "정의원 죽이기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번 수원집회를 계기로 정국주도권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번 부산집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자평하면서 수원집회의 성공을 통해 여권을 압박하겠다는 생각이다. 여권의 단독국회 강행입장을 포기하게 하는 한편 국정조사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렇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권과 평행선 대치를 계속하면서 장외투쟁 등 맞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여권이 좀체 공세수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재가 전날 수원지부 기자간담회에서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도 이같은 고민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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