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대구여성회는 경북대에서 신규 여성실직자 희망찾기 심포지엄을 갖고 "우리는 노동할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할 기회를 박탈당한 당당한 신규 여성실업자"라고 선언하며 신규 여성실업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IMF 직전인 지난 97년 10월까지, 전문대졸 이상 대졸 여성들의 공식실업률은 2.7%(실업자수 3만6천명). 그러나 올해 2월 이후 대졸 여성실업자 수는 1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3년만에 4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구직활동을 포기한 여성실업자들을 포함하지 않은 공식실업률임을 감안한다면 실제 고학력 여성실업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꿈 많고 패기만만하던 그 많은 여학생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대졸 여성의 실업이 비단 여성적 관점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양승주 책임연구원은 "현 경제위기가 한국경제가 보다 경쟁력을 갖춘 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불가피한 고통이라면 노동시장의 불합리성을 개선함으로써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대구지역의 15~29세 연령층의 실업률이 외환위기 이전에는 5~7% 수준이었으나 98년 14.1%, 99년 1~6월중에는 13.7%로 급증하여 청년 실업률이 2배이상 상승했다. 여성 또한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실업률이 큰 폭으로 상승해 97년의 5.9%에서 98년의 10.1%로 4.2% 포인트 증가했다.
대구지역 여대생의 취업률은 95년에 51.1%, 97년 53.1%로 전국 평균(각각 50.0%, 52.4%) 보다 높았으나 99년에는 46.1%로 떨어져 전국 평균 50.0%보다 3.9% 포인트 더 떨어졌다. 이 취업률은 서울 52.6%, 부산 47.9%보다도 더 낮은 수치이다.
이같은 여대생 취업률의 하향 곡선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산업의 특성과도 연관성이 있다.
"대졸 여성에 대한 노동 수요가 서비스 분야에 집중돼 있는데, 이들 서비스 분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여성의 취업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양실장은 말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취업난을 자신의 업그레이드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도 일고 있어 여대생 취업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구 여성의 전화에 근무하는 ㅈ씨의 딸(이화여대 통계학과)은 현재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미국에 건너가 있다.
"딸이 취업난을 계기로 오히려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고 해서 흔쾌히 응했다. 전문 자격증을 획득해서 전문인으로 뛰려는 자세는 시대를 리더하려는 바람직한 자세"라고 덧붙이는 ㅈ씨는 "불문과에 다니는 딸의 친구는 휴학을 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여 창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친구의 딸은 마케팅 디렉터(MD)과정을 공부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취업난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온다"고 말하는 김영문 계명대교수는 "여대생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럴때에 오히려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노력이 곁들여진다면 취업난이나 실업의 바다를 능동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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