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무들은 12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 공식·비공식 접촉을 가졌으나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여야간에 정국 정상화를 위한 분위기는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만찬을 곁들인 3시간여의 비공식 총무회담은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국정조사와 선거법 협상 등 쟁점 현안에 대한 깊숙한 조율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회담이 결렬된 뒤에도 여권 관계자는 "오늘 총무회담이 끝이 아니다"고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했고 한나라당 당직자도 "밀고 당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등 여권은 13일에도 한나라당이 정국 정상화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내주부터는 '단독국회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엄포를 계속하고 있지만 국민회의 한화갑 총장과 한나라당 하순봉 총장이 조찬을 갖는 등 정국정상화를 위한 물밑 움직임은 활발하다.
국민회의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이 선거구제 협상을 시사한 것도 이같은 정국 정상화분위기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여권의 선거법개정안 단독제출에 대해 '단독처리를 위한 사전포석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던 한나라당은 의혹의 시선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이날 오전 미리 약속한 김윤환 전부총재 등 비주류 중진들과의 골프회동도 취소한 채 평소에는 챙기지 않던 주요당직자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대여전략을 재점검했다.
여야는 일단 국정조사권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접근시키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조사특위의 명칭에는 구애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국민회의 측도 '문건의 실행여부 등 언론문건에 대해서는 모두 조사할 수 있다'며 유연한 자세로 선회했다.
선거법 단독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여권은 일단 '11월말까지 여야가 합의처리한다'는데 합의하는 선에서 야당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한나라당 정형근의원 처리문제다. 여권이 서경원전 의원의 밀입북 사건을 재조사하겠다며 정의원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등 정의원에 대한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자 정의원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면대응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야 총무들은 주말에도 비공식 접촉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얽힌 정국 정상화의 가닥을 풀어내기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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