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출신 3급이상 공직자 100여명

지난 12일 저녁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정부내 대구·경북 출신 3급 이상 고위 공직자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단합대회를 가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김중권 대통령비서실장과 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이 참석했으며 박병련대구시행정부시장과 박명재 경북도행정부지사를 비롯 신당합류를 선언한 이순목 우방·김상구 보성회장, 구정모 대구백화점사장, 이인중 화성회장, 권성기 대구발전동우회장·노진환 경북발전동우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함께 했다.

결국 여, 야 정치권만 빼고 지역출신 행정부, 재계 고위인사들이 총출동한 대규모 모임으로 발전한 셈이다. 이날 저녁 늦게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동향(同鄕)의 정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사실 김영삼정부을 거쳐 현 김대중정부에 이르는 동안 지역출신 고위 인사들은 '30년 정권지역'이란 굴레속에 남의 이목을 의식, 제대로 단합행사도 한번 개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날 회합은 매우 이례적이고 의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내 지역출신 최고위직 인사로 이날 좌장격인 김실장은 모임이 자칫 자신의 총선 출마용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해서인지 인사말에서 "보좌진 일부가 이날 모임에 나가지 말 것을 권유했으나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며 참석배경을 설명했으며 특히 선거와 관련된 얘기는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실장은 과거 민정당시절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공격했던 자신이 동서화합의 의지를 가진 대통령의 결단으로 전격적으로 발탁되었다는 설명과 함께 지난 2년간 김대통령을 모시는 동안의 태도와 감회를 피력한 뒤 "대구·경북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앞으로도 일할테니 도와 달라"며 우회적으로 협조를 당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이날 모임이 지역 재계 인사들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졌으나 지역출신 고위 인사들에 대한 김실장의 총선 출정 신고식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실장은 내년 1월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 김대통령의 의중을 받들어 4월 총선에 대구나 경북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추측된다.

李憲泰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