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손병주부회장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정치분야에 대해서는"어느 때보다 경제활성화에 협력해야 할 정치권이 정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하고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정부의 재벌정책은 재벌에 부정적인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치논리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정치가 경제의 짐이 된다는 뜻의 말이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재계의 부회장이 발언했다는 데서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고 하겠다. "21세기는 우리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에 정치안정을 도모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하는 질타는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이라 하겠다. 이번 국회 뿐만 아니라 툭하면 여야대치로 국회가 공전되고 그에따라 법안은 날치기로 통과되거나 졸속처리 되기 일쑤이다.
물론 그책임은 정치인 모두에게 있다. 그러나 그 책임은 국정을 담당하고 있는 여권이 더 크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제는 야대(野大)정국도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이번 국회의 경우 정국이 꼬이는 여러요인중 명예훼손이라는 흔히 하는 말로 대통령에 대한 '불경죄'도 들어있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로서는 이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지적한 것처럼 이는 민주주의를 위한 삶을 산 대통령에 오히려 누를 끼치는 행위임을 여권은 알아야 한다. 또 대화와 타협이 없는 외곬정치나 벼랑끝 정치는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해도 이는 민주주의적인 정치행태가 아니며 동시에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금도도 아니다.
그리고 재벌개혁도 정치논리로 일관하고 있다는 주장은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국가경제의 장래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재벌해체로도 해석할 수 있는 이번 재벌개혁에 대해 학계등에서는 아직은 경제선진국이 아닌 우리로서는 재벌의 핵심인 선단식 경영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곤 한다.
그러므로 이번 전경련이 낸 '일본의 재벌해체 과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는 현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한 토론을 위한 문제제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초일류 기업인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선단식 경영의 모범인가 아닌가 하는 논의도 더 오래 토론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설사 토론의 접합점을 찾지 못한다 해도 이해의 폭은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떻든 정치가 이래저래 말썽이고 지겨운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따라서 정치개혁은 바로 중선거구등 하드웨어부분보다는 바로 이러한 소모적인 정쟁과 같은 소프트웨어부분부터 먼저 개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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