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94년 경남 함안 성산산성(城山山城.사적 67호)에서 27점이 무더기로 출토된 신라 목간의 성격과 의미를 짚어보는 국제학술대회가 12일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에서 열렸다.
한국고대사학회(회장 주보돈)와 창원문화재연구소(소장 신창수)가 공동주최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중.일 3개국 학자들이 각국 목간 출토 상황 및 연구실태를 소개하고 성산산성 목간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경북대 주보돈 교수와 이성시 일본 와세다대 교수, 히라카와 미나미(平川南) 일본국립민속박물관 교수는 이 목간이 제작된 시기가 신라가 아라가야를 멸망시킨 때에서 그리 멀지 않은 6세기 중후반경(서기 550∼600년)이라는데 대체로 일치했다.그러나 이 목간의 용도에 대해서는 두나라 학자가 완전히 견해를 달리했다.
즉 주 교수가 이들 목간이 신라가 아라가야를 멸망시키고 이곳에다 성산산성을쌓으면서 다른 지역주민을 이용했다는 증거로 본 반면 다른 두 교수는 일본에서 출토된 목간 연구결과를 볼 때 이들 목간은 신분증이 아니라 물품표라고 주장했다.주 교수의 주장이 대체로 한국학계의 통설이라는 점에 비춰 20만점 이상이 출토된 일본 목간 연구를 바탕으로 한 이들 일본학계의 주장이 오히려 더 호소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끌었다.
이와함께 이날 학술대회는 한국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는 중국과 일본의 목간연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는데서도 의미를 가졌다.
한국에서는 지난 75년 경주 안압지에서 통일신라시대 목간 50여점이 한꺼번에 출토된 뒤 성산산성까지 모두 140점 가량의 목간이 나왔으나 일본에서는 20만점 이상을 헤아리고 있고 중국의 경우 지난 96년 발굴이 시작된 호남성 창사(長沙)에서만삼국시기 오나라 목간 10만여매가 출토됐다.
특히 중국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시에꾸이화(謝桂華) 교수는 중국의 목간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창사 지역 목간을 중심으로 한국학계에 처음 소개했다.
이날 학술대회 대미는 특별발표를 맡은 목재조직학자인 경북대 박상진 교수가 장식했다.
그는 함안 성산산성 목간에 대한 목재분석을 통해 27점 중 24개가 소나무라는 사실과 함께 부여 궁남지에서 출토된 백제목간이 일본특산인 삼나무로 만들었음을 규명해 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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