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상류층도 83년부터 성형수술 붐

먹고 살기도 힘든 북한 땅 일부 계층에서 성형수술(북한에서는 미용수술이라 함)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상류층 사이에 성형수술 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북한 고위층에서 "여자는 마음도 고와야지만 얼굴이 못생겨서는 안된다"며 성형수술을 공개 허락한 지난 83년부터. 그때부터 북한의 상류층 여성들은 하나같이 "배고픈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있지만 추한 모습은 평생 지녀야 한다"는 생각으로 성형수술에 애착심을 가지게 된 것. 따라서 소문난 병원에는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성형수술을 하겠다는 여성들이 찾고 있을 정도다.

올해 초 탈북, 최근 대구시 중구 모 성형외과의원을 찾아 쌍꺼풀 수술을 받은 이정숙(가명·37·여)씨는 "지난 86, 89년 2차례에 걸쳐 평양 중앙구강예방원과 김만유병원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았으나 낙후한 의술로 인해 안검하수증(눈 위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증상)이 초래됐다"며 북한의 성형수술 실태를 말했다.

"족제비눈(눈이 찢어진 듯 날카로움)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쌍꺼플 수술을 받았다"는 이씨는 "얼굴이 한심하지(보기 싫지) 않아야 사람을 대하는데도 당당해 진다"며 성형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북한에서 성형수술이 허용되는 곳은 평양적십자병원·김만유병원·중앙구강예방원 등 평양시와 인근 평송시에 위치한 병원. 타 지역에서는 불법으로 단속 대상이다. 모든 병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쌍꺼풀 수술을 위해서는 1천원(우리나라 돈 2만원정도), 의사에게 더 세심한 관심을 요구할 경우는 5천원의 뇌물을 줘야 한다고 한다. 근로자의 한달 급여가 80원이란 점에 비춰보면 일반 인민(서민)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

북한의 성형수술 수준은 쌍꺼풀 수술과 눈썹 문신을 만드는 인묵(印墨), 매부리코 낮추기, 광대뼈 깎기 등 초보단계에 그치고 있다. 쌍꺼풀 수술의 경우 실을 윗눈썹에 매달아 흉터를 만들고 코 세우기는 위험해서 손도 못댈 정도라는 것.

한 성형외과원장은 "북한의 성형술은 일본 조총련계 의사들로부터 도입된 것으로 우리나라 미용성형 초기단계인 6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남성들은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날씬한 여자보다는 키 158~160㎝에 통통한 여자를 결혼상대로 선호하고 있고 돈 잘 버는 식당접대원이나 요리사가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날씬한 몸매의 여자는 시집을 못갈 정도로 인기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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