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밀라노계획-패션몰 연계전략 시급

지역 의류유통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패션몰의 파급 효과가 주목되고 있다.

패션몰들을 지역 패션산업의 도약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만큼 높다. 밀라노프로젝트와 연계, 지역 패션산업을 중흥시킬 것인가, 아니면 동대문시장의 대리점으로 그칠 것인가가 향후의 관심사다. 패션몰 관계자들의 진단을 들어본다.

▨ 갤러리존 박선원 운영이사

현재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패션몰 붐은 상권 개발 경험이 많고 제품 생산력을 갖춘 서울 상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제품을 가져다 파는 것은 물류비용 부담·업무의 이원화 등 관리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 또 지방마다 다른 선호도를 맞추기도 힘들다.

대안은 현지에서 직접 생산,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대구는 패션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이어서 다른 도시보다 여건이 좋다.

문제는 기존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업체들의 자체 디자이너 양성, 생산공장 건립 추진과 함께 밀라노프로젝트의 패션몰 지원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

특히 어떤 큰 틀을 짜놓고 채워넣은 방식보다 실현가능한 계획부터 착실히 진행해 나가는게 바람직하다. 부지 확보·연구소 설립 등 하드웨어보다 기술인력 양성·원단 도매시장 활성화 등 소프트웨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패션산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

▨ 밀라노존 김종원 기획이사

대형 패션몰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객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전국에 다점포망을 확보,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공급하게 된다면 지역 관련산업 활성화와 패션도시로서의 확고한 이미지 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패션 전문인력 뱅크를 설치, 우수한 인력의 역외 유출을 막아야 한다. 디자이너 선발대회·컬렉션 개최 등을 통한 젊고 유능한 신예 디자이너들의 발굴·육성이 시급하다.

일본·홍콩 등 외국 바이어들을 초청, 대구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나설 필요가 있으며 전세기 운항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패션상권인 동성로는 거리별로 저가(패션몰), 중가(디자이너숍), 고가(백화점·국내외 유명 브랜드) 상품으로 특화, 개발하는게 바람직하다. 중앙초등 부지에 패션공원을 건립, 패션 박물관 및 전시장으로 개발한다면 집적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베네시움 김호우 총괄경영본부장

패션의류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전문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아직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적어 많은 전문인력이 비전문분야에 종사하는 '낭비'를 겪고 있다. 자신만의 디자이너숍을 꿈꿔온 우수한 패션디자이너의 창업을 유도, 국내외에서 활동할 무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패션산업 활성화의 초석이다. 행정기관에서도 이런 전문인력들의 창업자금 지원 등 육성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산에 대비, 인터넷 패션쇼핑몰의 운영 강화 등 미래적 시각도 갖춰야 한다.

한때 전국을 대상으로 했던 서문시장도 패션몰과 묶어 확대 재개발할 필요가 있다. 서문시장 인근에 패션몰이 몇 곳 더 건립된다면 동대문과 같은 집적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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