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물의 세계 신기하고...재미있고...

과학은 자연과 세상에 대한 인식에 일대 변화를 가져온 학문이다. 과거에는 인간이 지구상에서 전부인 것으로 여겼지만, 과학의 발달은 갖가지 동식물과 미생물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로 인해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이 생물학자나 의사 등 전문가들의 범위를 넘어서서 대중으로까지 널리 확산되고 있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프랑수아 자콥의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궁리 펴냄)과 경북대 미생물학과 이재열교수의 '자연의 지배자들'(지호 펴냄),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루퍼트 셸트레이크의 '세상을 바꿀 일곱가지 실험들'(양문 펴냄)과 같은 책에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생물의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파리, 생쥐, 그리고 인간'은 현대 생물학, 특히 오늘날 생물학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진화론의 일부 양상에 대한 논의를 담은 책이다. 유전학이 창시된 것은 1865년 체코의 수도사 멘델이 완두콩 유전자 연구에 대한 첫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 이후 유전학의 관심은 완두콩에서 파리로 돌려졌다. 파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금세기 유전학자들의 소망이었다.

초파리를 최초로 유전연구의 주요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미국의 발생학자 모건. 거듭된 실험으로 새로운 돌연변이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왔고, 수년에 걸쳐 유전의 특징적 원리들이 밝혀지면서 '유전법칙'이 되었다. 멘델의 유전을 염색체 이론으로 해석하는 유전학을 창안한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에 대해 제기된 모든 의문들에 답하는데 있어 파리는 별로 좋은 재료가 되지 못했다.

1930년대 후반 파리는 부속 창고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곰팡이.효모.세균.바이러스 등 미생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후 30년 가량 이들이 주된 실험재료였다. 유전자의 본성과 기능을 아는데 공헌한 것은 박테리아였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분자유전학으로 박테리아 세포의 본질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복잡한 생물은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 자콥은 이 책에서 이 세계와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그는 세계를 일종의 '레고 놀이'에 비유하고 있다. 생명계의 다양한 현상이 결국 동일한 핵산과 단백질의 서로 다른 결합과 중첩에 의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지배자들'은 인류 역사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은 미생물의 이야기다. 환경문제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 미생물은 대체 에너지 개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는 장본인.

저자는 토끼가 자기 배설물을 주워 먹으면서 부족한 미생물을 보충하고, 지구 사막화를 막는 방법으로 이끼를 먹고 사는 달팽이가 활용되거나, 거대한 타이타닉호를 먹어치운 철산화세균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피라미드 발굴당시 발굴참여자들이 겪은 '파라오의 저주'는 미생물들과의 접촉으로 빚어진 사고라는 것도 들려준다. 이교수는 이 책에서 인류보다 먼저 지구에 정착한 미생물의 생존방식을 짧고 흥미롭게 설명하며 미생물과의 평화로운 공존이 지구환경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일곱가지 실험들'은 우리 주변에 흔히 발생하면서도 여태껏 의문을 가져보지 않았던 과학적 사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애완동물들이 언제 주인이 돌아올지 알아차리는 것이나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정확하게 자기 둥지로 찾아오는 비둘기, 배설물로 훌륭한 집을 짓는 흰개미,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눈빛의 신비, 팔다리를 절단당한 사람들도 팔다리의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는 점 등 흥미로운 사실들을 들려준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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