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올 연말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회복세를 보여온 지역 제조업 경기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정부는 당분간 인위적인 유가관리를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국제유가 인상이 기업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역 주력업종인 섬유, 자동차부품, 기계·금속업 등은 유가인상으로 수출 및 내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섬유업=섬유개발연구원(대구)은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섬유류 수출은 1천100만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90년대 들어 유가가 배럴당 24.49달러(미국 텍사스 중질유 기준)로 가장 높았던 지난 90년의 섬유수출이 146억6천만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이에 따라 10월까지 141억3천만달러 수출을 기록하면서 올해 수출목표 170억달러 달성을 낙관해 온 섬유업계는 오일파동으로 타격을 받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염색업체들은 제조원가의 10%를 차지하는 벙커C유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사실상 원가관리를 포기한 상태다. 증기 1톤을 생산하기 위해 들어가는 벙커C유 가격은 지난 3월 2만2천214원에서 이달초 2만8천708원으로 23%나 올랐다.
직물업체들은 에너지비용 상승과 함께 원사가 인상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석유에서 추출하는 화학섬유 원료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다음달 폴리에스터사 가격이 파운드당 5센트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원유가 인상으로 경기회복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이 에너지 다소비업종이 아니어서 철강, 석유, 화학 등과 같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차량 유지비 증가에 따른 내수 위축과 함께 전기요금, 물류비 등 산업 전반에 걸친 물가상승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함께 수출의 최대 변수인 원-달러 환율도 떨어져 경쟁국인 일본, 유럽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 등 악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품업계의 원가 상승은 완성차 업체의 부담으로 이어져 유가인상폭의 1/3수준까지 원가 상승요인이 생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상용차 관계자는 "휘발유 차량에 비해 디젤상용차는 원가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고유가시대가 오게 되면 자동차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기계·금속업=기계·금속업계는 생산비용 부담과 설비투자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한 알루미늄 생산업체는 연료비 부담이 연초 2억원에서 3억원으로 50% 늘어났으며 유화제품이 대부분인 포장자재 원가상승 압박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대구성서산업단지내 한 중견 기계업체는 절삭유 등 생산공정에 필수적인 각종 유류 가격이 계속 올라 원가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기계업종의 경우 그동안 증가세를 보여온 설비투자를 지연시켜 경기 활성화의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李相勳·全桂完·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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