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궁진 정무수석 발탁 배경

대통령비서실장에 한광옥(韓光玉)국민회의 부총재가 발탁된데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에 남궁진(南宮鎭)의원이 임명되면서 청와대비서실 개편이 일단락됐다.

이번 비서실 개편의 특징은 역시 동교동계의 전진 배치다. 한실장은 범동교동계 출신이며 남궁정무수석은 동교동계 가신그룹 출신이다.

최근 동교동계의 맏형인 권노갑 전부총재가 입지를 회복한 가운데 가신 출신인 국민회의 한화갑 사무총장과 김옥두 총재비서실장이 당의 핵심포트스에 있다는 점을 볼 때 동교동계 인사들이 청와대와 당을 장악했다고 볼 수 있다.

정권출범 이후 처음맞는 권력지도의 큰 변화인 셈이다. 정권 초반기 김중권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종찬 국정원장의 신주류 체제와 비교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청와대, 당에 동교동 출신들이 전진 배치된 것은 대통령이 친정체제를 통해 위기대응 능력을 제고하고 정치개혁법을 조속히 처리하는 등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정무수석을 놓고 난산을 벌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전실장이 빠지면서 청와대수석급에서 대구·경북 인사가 없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인데도 동교동 인사로 낙점한 것이다. 막판까지 경북 출신의 장영철의원이 거론됐다.

한편 동교동계의 득세를 '신주류의 패배'와 '구주류의 승리'라는 식의 이분법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적잖다. 김 전실장과 김정길 전정무수석은 총선에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지역의 간판으로 출마하며 여전히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김전실장의 경우 신당이 본격 출범할 때는 비중있는 자리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신당창당 과정에서 신진인사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동교동계는 예전같은 힘은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가운데 총선을 통한 권력변화가 또 한차례 예고되고 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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