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검찰을 양심의 보루라한다. 검찰청법이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수사·공소제기와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등을 검사의 직무와 권한으로 규정한 것만 봐도 그 까닭을 알 수 있다. 공익의 대표자라면 세상의 누구도 그 권위를 훼손할 수 없고 그 엄정함은 칼날보다 더 날카로워야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전국의 모든 검사들을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원칙에 따라 총괄지휘하는 수장이 검찰총장이라면 이 나라 양심과 정의의 상징이고 솔로몬과 같은 지혜의 화신이라 여겨진다. 그런 검찰총장이 재직시의 사건으로 두번이나 국민에 대한 사과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면 이 나라는 정의와 양심이 무너진 나라로 평가되지 않을까. 또 분노가 솟구칠 수밖에 없는 이 나라 국민은 얼마나 부끄럽고 절망적인가. 어제 김태정 전검찰총장이 '옷로비의혹'사건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부인 연정희씨 문제로 기자회견을 하며 우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그같은 분노와 수치, 허탈과 절망을 뿌렸던 것이다. 더욱 기가막히는 것은 대전법조비리사건때도 도마위에 올랐던 '정치검찰'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과 같이 이번에도 '옷 로비의혹' 핵심물증의 하나인 '조사첩보' 문건의 실체를 밝히지 않은 채 눈물만 흘린 사실이다. 그의 사과와 눈물이 국민의 동정을 받기위한 '쇼'로 비치는 것은 진실이 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문건 필적에 대한 질문에서 "글씨체가 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 나도 여러번 써봤는데 잘 모르겠더라" 고 한 것은 연출의 압권으로 비치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자기 필적도 가려내기 어려운 자질로 어떻게 검사직무를 수행했으며 그것도 총수의 직위에까지 이르렀는지 알 수 없다. 설사 직무와 관계되는 모든 문건에 대해선 기억할 수 없다해도 자신들의 운명과 직결된 문건의 출처를 기억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그같은 검찰총장에게 공익의 대표자리를 맡긴 국민이 불쌍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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