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패션도시' 멀었다

공중전화부스·휴지통 등 색상·디자인도 낙제점

옥외광고물은 물론 공중전화부스, 휴지통, 가판대 등 인도에 설치된 시설물이 도시패션화에 역행, 국제적인 섬유패션도시를 추구하는 대구시에 '패션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시 패션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도시의 얼굴인 옥외광고물의 난립. 10월말 현재 대구시내에는 15만7천400여개의 옥외광고물이 있는데 이중 23%인 3만6천900여건이 불법광고물이다.

광고물의 형태도 가로형 간판과 돌출간판이 전체의 81%나 돼 특색이 없는데다 '더 크고 더 잘 보이게'만을 추구하다 보니 △광고물이 필요 이상으로 크고 수가 많으며 △붉은색 등 자극성이 강한 색상이 대부분이고 △돌출 등 무질서한 불량광고물이 많아 도시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 것으로 대구시 자체조사 결과 나타났다. 공중전화부스 등 인도시설물도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내에는 현재 8천87개의 인도시설물이 있는데 이중 3천387개가 공중전화부스. 그러나 전화부스는 천편일률적으로 사각 박스형으로 제작돼 다양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선진국과는 거리가 멀어 시민들에게 오히려 위압감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1천863개나 되는 가로변 휴지통도 기능면에서나 색상·디자인 면에서 낙제점이다.

생활정보지 배포대도 1천437개나 되는데 대부분이 흉물화 돼 있으며 1천15개인 한전배전판은 행인의 통행을 가로막은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 243개소나 되는 시내버스 토큰 판매대와 142개소의 구두미화원 박스도 패션은 커녕 낡고 퇴색돼 하루빨리 개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이같은 시설물을 아름답게 만들수 있으므로 앞으로는 생활패션에 중점 투자하여 아름답고 살맛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대구시는 불법·불량 옥외광고물이 완전 근절될 때까지 대대적인 정비를 실시하고 옥외광고물 등 관리조례를 개정, 2000년도 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중구의 봉산문화거리(600m)를 시범거리로 지정,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기풍이 깃들게 함으로써 패션거리의 표본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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