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 사림파의 현실인식과 대응'
조선 전기 기득권세력이라 할 훈구파에 반발해 등장한 사림파가 펼치는 일련의 개혁 드라이브와 그 좌절 과정은 현대 정치사를 해석하는 데도 의미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조선전기 사림파의 현실인식과 대응'은 조선시대 정치사의 한 자락을 통해 현실 정치를 되짚어 보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용의 눈물', '왕과 비' 등 유례없는 관심 속에 방영되고 있는 사극의 내용 가운데서 문학적, 극적 허구를 걷어낸 역사적 사실만을 촘촘히 엮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이다.
사림파의 등장과 훈구파와의 갈등, 낡은 종교와 이데올로기를 새로운 국가에 걸맞은 것으로 교체하려는 시도, 변혁의 시대적 상황을 살다 간 진보적 지식인(사림파)들의 삶의 궤적을 담은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병휴 지음, 일조각 펴냄, 493쪽.2만5천원)
■'대륙의 딸들'
격동기 중국을 배경으로 한 역사서들은 독자들에게 흔히 소설 이상의 긴장감과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지난 91년 발표돼 93년 영국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는 '대륙의 딸들'도 그런 부류의 대표적 기록문학작품이다. 혼란의 군벌기로부터 일제 지배, 소련 점령, 국민당 통치를 거쳐 참혹한 내전을 통해 공산당 정권이 들어서기까지의 중국 근세사가 한 손에 잡힐 듯 뚜렷하다.
군벌장군의 막내첩이었던 외할머니, 원칙에 충실한 골수 공산당원이었으나 문화혁명 중 유형지로 추방당하는 어머니, 고위 관료의 딸로 홍위병이 되었으나 그 광기에 실망하고 농촌으로 쫓겨난 주인공 등 여인 3대의 인생역정이 파란만장하게 그려져 있다.
(장융 지음, 박국용 옮김, 전2권 각권 328면, 각권 7천500원)
■'한국인에게는 역사가 없다'
'...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들불처럼 유행하고 있는 해체적 자기반성 시리즈가 드디어 한국의 역사를 타깃으로 삼고 나섰다. 저자 김종윤씨가 감히 '없다'고 주장하는 한반도 역사는 기본적으로 그가 '고대조선사와 근조강역연구'에서 밝힌 바 있는 '대륙 조선'의 역사관과 궤를 같이 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적 무대는 한반도가 아니라 대륙 중원이었고 그러한 조선이 한반도로 편입.이식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한반도의 역사는 사라지고 외세에 의해 왜곡된 역사만 남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어는 조선어의 방언', '상해는 조선의 대문이었다', '대동여지도가 허구인 까닭', 등 도발적인 소제목들로 구성된 이책은 색다른 역사인식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김종윤 지음, 그린하우스 펴냄, 302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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