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 여름. 반팔 티셔츠나 짧은 스커트 차림의 여성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 그러나 여름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다리·팔·코밑의 수염, 겨드랑이 털 때문에 속앓이 하는 다모증 환자들이 그들. 짧은 옷을 입을 수도 없고 수영복 입는 게 두려워 수영장도 갈 수 없다. 그들에게는 여름이 가장 지겨운 계절이다.
털은 여성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자들 중에서도 이마에 털이 많아 마치 원숭이 이마처럼 남에게 답답한 인상을 풍겨 매일 이마 면도를 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모낭 주기 따라 나고 빠져
털 자체, 털의 뿌리인 모근, 털을 생산해 내는 밭이라 할 수 있는 모낭 등으로 털은 구성돼 있다. 보통 사람의 몸 전체에는 약 500만개의 모낭이 있다. 털은 모낭의 각기 다른 주기에 따라 나고 자라고 빠진다.
털이 계속 자라는 생장기 모발은 전체의 약 84%를 차지한다. 3~10년간 지속되다 퇴행기로 접어든다. 퇴행기 털은 전체 털의 약 2%를 차지한다. 퇴행기는 3주간 지속되고, 말기에 가까워 지면 모근이 빠지기 시작한다. 휴지기가 되면 기존의 털은 빠지고 생장기 털이 밑에서부터 자라 나온다.
모낭에 이상이 생겨 털이 빠지고 난 다음 다시 나지 않는 것을 탈모증이라 하고, 있어야 할 곳에 모낭이 아예 없는 것을 무모증이라 한다.
◇약제사용땐 부작용 주의
반대로 모낭에서 굵고 진한 털이 나는 것을 다모증이라 한다. 원인은 과다하게 생성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영향이다. 선천적 요인에 의한 것이 대부분.
경우에 따라서는 갑자기 털이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몸에 큰 병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꼭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없던 털이 갑자기 나면 난소나 부신에 종양이 생겨 많은 양의 남성호르몬이 분비되거나 대사 장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털을 가장 쉽게 제거하는 방법은 제모 크림이나 왁스를 바른 후 테이프를 붙였다가 일시에 떼어 내거나 면도기로 깎는 것이다. 그러나 효과는 일시적. 모낭이 없어지지 않으므로 다시 털이 나고, 제모 크림을 바르면 접촉성 피부염 같은 부작용도 있다.
◇모낭 제거술
영구적으로 털을 없애기 위해서는 털을 생산해 내는 밭인 모낭을 파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거에 주로 사용했던 제모술은 전기분해법. 모낭에다 전기침을 꽂고 전류를 흐르게 해 모낭을 파괴한다. 하지만 털 하나하나를 가려 침을 꽂아야 하고 여러차례 치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통증도 있고 흉터나 색소 침착 가능성도 마찬가지.
그래서 요즘에는 모낭만을 파괴하는 레이저 치료가 많이 사용된다. 레이저 빛이 모낭의 검은 멜라닌 색소에 선택적으로 흡수돼 모낭만을 파괴, 털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휴지기와 퇴행기 모낭에는 레이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4~6주 간격으로 3~5차례 반복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완전한 모낭 제거를 위해 레이저와 전기치료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겨드랑이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는 액취증도 레이저로 모낭을 파괴해 어느 정도 치료할 수 있다. -글 이종균 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성열오 원장(대구세브란스피부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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