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설정했던 휴전 평가 시한이 한국시간 20일 밤 종료된 가운데 양측은 이날 지난 2주일래 최악의 충돌을 빚어 10명이 사망했다. 아랍 정상들은 공동 대응책 모색을 위한 회의를 21일 시작했으며, 이스라엘은 그 동향을 본 뒤 22일쯤 앞으로의 대응방향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20일의 충돌 상황=요르단강 서안 및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연쇄 충돌, 20일 하루에만 팔레스타인인 9명이 사망하는 등 위기가 재연됐다.요르단강 서안의 셀피트.라말라.칼킬리아.툴카렘 등 마을에서는 이날 이스라엘군에 돌팔매질을 하던 팔레스타인 소년 5명이 총에 맞고 사망했다.
이어 이스라엘군 헬기들은 팔레스타인 통제 하의 베들레헴 인근 팔레스타인 진지에 기관총 사격을 가했으며,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검문소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돌팔매와 총격을 가하면서 극렬하게 저항했다.
그 후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서 숨어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 병력이 이스라엘이 휴전 이행을 위해 설정한 과도시한(한국시간 20일 밤 11시)이 만료된 직후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총격을 가했고, 이스라엘 군인들도 일제히 반격해 팔레스타인인 4명이 즉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돌연 기자회견을 갖고 "휴전 과도기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로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아랍 정상회의=이번 사태와 관련한 아랍국가들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아랍 정상회담이 이틀 일정으로 한국시간 21일 오후 카이로에서 개막됐다.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중 15개국 정상이 참석했으나, 이스라엘과의 전쟁이나 단교 등 강경대응은 선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앞서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20일까지 이틀간 정상회담 준비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에 대한 '제한된 조치'를 정상들에게 권고하고, 평화가 여전히 '전략적 선택'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이스라엘과 관계를 맺고 있는 카타르.오만.튀니지.모로코.모리타니 등은 모든 교역활동을 중단하고 상호 이익대표부를 폐쇄토록 이 문서는 권고키로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있는 이집트.요르단의 외교관계 단절은 권고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문은 또 팔레스타인 희생자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상을 요구하고 팔레스타인 지원기금을 창설하는 방안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랍국가들이 평화과정의 지속을 희망하고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1996년 이후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아랍 정상회담에는 이라크가 걸프전 이후 처음으로 참석했으나, 리비아는 미온적인 대응 태도를 비난하며 불참했다.
◇이스라엘의 태도=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20일 "팔레스타인인들이 휴전을 위한 폭력 행위 종식 시한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아랍 정상회담이 끝나면 기존 중동평화 절차에 대한 접근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랍 정상회담이 끝나는 22일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의 폭력행위가 발생한 지난 몇주간의 상황을 재평가, 평화 절차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계속할 것인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유엔의 조사활동에 협력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유엔 인권위가 전날 "이스라엘의 광범하고 체계적이며 총체적인 인권침해" 행위를 비난하면서 채택한 결의안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랍국가들과 그들의 지지세력에 의해 근소한 과반수로 통과된 결의안은 적대적이며 편향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유엔인권위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표결을 통해 찬성 19, 반대 16으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일부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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