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우회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 국민들을 격앙시키고 있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겨냥한 것이다.
김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식사에서 『지난 98년 10월 일본 방문때 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가자고 합의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이같은 합의정신 아래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인근 나라들과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달 27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나카소네 일본 전 총리와의 회담에서 『교과서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곡절이 있어 중국도 걱정하고 있다』며 교과서 왜곡문제를 직접 지적한 것과 달리 역사인식 문제를 포괄적으로 거론한 것이어서 다소 수위가 낮다는 평가다.
김 대통령이 간접화법으로 일본 교과서 왜곡문제를 거론한 것은 국가 원수가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자세를 바꾸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최후의 카드는 남겨둬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듯 하다.
그러나 김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일본 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해 정부가 견지해 온 비공개 접촉을 통한 해결방식에서 벗어나 문제해결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것이란 점에서 일본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8년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 가자고 합의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킴으로써 교과서 왜곡이 이같은 양국간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환기시켰다.
이에 따라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이며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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