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경제사절단 위싱턴 잠행 관심

부시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북한과 미국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가운데 북한 경제사절단이 지난 27일 워싱턴을 방문, 관심을 끌고 있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대표단은 그러나 이날 오후 도착과 함께 잠행에 들어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사절단을 공동 초청한 미국아시아태평양문제연구센터(이사장 김영진 조지 워싱턴대학 교수)와 스탠리재단은 앞으로 일주일동안 세미나 개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방문, 토니 홀 하원의원(민주, 오하이오) 면담 등 분주한 일정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북한 대표단의 방문 목적은 양국 경제 전문가들의 상호 의견 교환"이라며 정치적인 해석에 대한 경계심을 분명히 하고 "그러나 대표단의 요청에 따라 대표단의 규모나 신원과 직급, 일정 등은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28일부터 사흘동안 '국제 상거래와 제도'를 주제로 열리는 경제 세미나 역시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 대표단이 한국 기자들을 만날 의향이 있다면 얼마든지 주선할 용의는 있지만 응할 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부시 행정부가 대북 정책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북미 관계의 설정이 큰 관심사로 부각된 가운데 최근 북한 예술단이 첫 미국 순회 공연을 마친 데 이어 경제 사절단이 미국의 심장부에서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북미 교류가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또 이형철 유엔 주재 대사 등 북한 관계자들이 포용 정책 유지를 노골적으로 주문하고 있어 북한이 강경한 어조의 외무성 담화를 발표했지만 내심으로는 부시 행정부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게 워싱턴에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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