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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수많은 역사적 인물 가운데 조선조 말엽의 명가 박효관이 이달의 문화인물로 선정된 달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나라 3대 가집의 하나인 〈가곡원류〉의 저자이자 이름난 가객이다. 인왕산 아래 운애산방을 경영하면서 풍류와 시가를 더불어 팔순이 지나도록 신선처럼 살았다고 한다.

옛 가객이라면 시가를 뒤로 미뤄두고 풍류만을 거들 수는 없으려니와 지금까지 전해오는 가집들도 거개가 이들의 손냄새가 베어 있다.영조때 〈청구영언〉의 저자 김천택과 〈해동가요〉를 지은 김수장 역시 당대 이름 꽤나 날린 가객이요 시객이었다.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가곡의 맥을 짚어 보면 한결같이 박효관의 법통을 잇고 있다. 이후 하규일 선생과 이주환 선생까지도 모두가 그 울안에 들고 있음을 알수있다. 이미 새 천년에 이달의 문화인물이었던 하규일선생은 한때는 진안군수와 한성재판소 판사를 지낸 시쳇말로 이바닥의 인테리 가인이었다.

그는 본시 타고난 초성이 못미쳤던지 당시 명가로 알려진 그의 숙부 하준권으로부터 가곡 공부를 단념하도록 압력을 받기도 하였다.그러나 비분강개한 그는 남이 일독할 때 수십, 수백번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종내는 선가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명인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고행의 길이다.

판소리의 경우도 이에서 크게 벗어 날 수 없으니, 스승의 곁을 떠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후에야 비로소 명창의 자리를 넘겨다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곡의 경우는 원형보존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까닭에 스승의 곁을 훌쩍 떠날 수 없는 운명까지도 기꺼이 짊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가곡·가사·시조를 일러 정가라 함도 이때문이다.

우리는 선현들의 숨결이 배어있는 내 것의 아름다움을 잊고 살때가 많다. 더러는 소리문화에 대해 꽤 안다는 사람들 조차도 우리 가곡의 어원조차 몰라 서양가곡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남의 집 족보에만 익숙해져 있는 모양새다. 조국을 등지지 않고서야 내 가슴속에 대한민국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있음을 잊을 수가 있겠는가. 역사에 빛을 남긴 선인들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경배(인간문화재·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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