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가 인하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의결에 이어 정부가 지난 2001년에 수입해 보관 중이던 중국산 마늘 5천900t을 오는 13일 농산물유통공사에서 공매키로 하자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농정혼선에 따른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또 한국담배인삼공사가 잎담배 재배 농민들과 합의한 약속을 어기고 잎담배 계약재배 면적을 큰폭 감축할 방침이어서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있다.
마늘의 경우 지난 2001년 4월 마늘파동 당시 농림부장관이 "중국에서 수입한 마늘을 전량 폐기하거나 제3국으로 수출하고 국내시장에는 방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농민단체와 의성·영천지역 등의 마늘농들은 "정부가 방출키로 결정한 중국산 마늘 5천900t은 의성에서 연간 생산되는 마늘의 1/3에 해당된다"며 "'절대 국내시장에는 방출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불과 2년만에 번복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2001년 당시 의성군 마늘대책 위원장을 맡았던 최태림 한농 경북도연합회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1조8천억원을 투자해 우리 마늘을 지키겠다고 발표한 '마늘산업종합대책'을 어떻게 믿는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산 마늘 방출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천농민회 전 회장 이중기(47)씨는 "정부가 매번 이런식으로 농민들을 우롱해 농정불신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고 흥분했다.
김방연 농림부 채소특작과 마늘담당자는 "2001년산 중국마늘을 2년간 창고에 보관한 탓에 품질이 떨어지는 등 더이상 보관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고, 오는 5월말까지 재고물량이 7천t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불가피하게 방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지마늘 주산지인 의성지역의 경우 매년 1만4천500여t의 한지마늘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생산량의 5%, 한지마늘 부문에서는 전국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게 한국담배인삼공사는 지난 6일 잎담배심의위원회를 열고 올 잎담배 계약면적을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도 쌀 수매가 인하 등으로 악화된 농민정서 때문에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 엽연초생산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공사측은 당초 올 잎담배 계약면적을 지난해에 비해 황색종은 20%, 버어리종은 30% 감축할 계획이었으나 생산조합과 경작자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이날 심의회를 열고 황색종은 14%, 버어리종은 20%정도 감축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
이같은 공사측의 계약면적 강제 감축안은 지난 2000년12월16일 담배인삼공사와 엽연초생산조합, 재경부 등이 함께 참여해 서명한 '잎담배경작농민 보호방안 약정서'의 합의사항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어 계약 거부사태 등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경작농민 보호 약정서는 "경작면적은 2009년까지 자연감소분을 제외하고 전국 재배면적 2만2천ha를 기준으로 10%증감을 유지하고 그 이상으로 강제 감축하지 않는다"고 합의돼 있다.
안동지역을 비롯 북부지역 잎담배농들은 벌써부터 공사측의 감축안에 반발, 집단 계약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각 지역 엽연초생산조합을 중심으로 '보호방안 약정서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항의방문 등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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