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사상 처음으로 일문일답식으로 진행된 대정부질문은 예상대로 종전보다 재미 있고 활기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호통을 치거나 자기 주장만 나열하는 모습을 보였고 국무총리와 각 장관들도 원론적 답변으로 얼버무리는 구태를 되풀이하기도 했다.
그래서 대정부질문이 국정을 논의하는 진지한 자리가 되려면 의원들의 연구한 질문과 국무위원들의 소신 답변이 긴요하다는 자성이 나왔다.
종전 대정부질문은 모두 발언에서 정치 공세를 일삼았다.
하지만 일문일답 20분으로 제한한 달라진 제도는 이를 허용하지 않아 의원들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준비한 질문을 제시간에 소화못해 나머지 질문은 서면으로 대신하겠다는 말이 이어졌다.
대정부질문 시간도 한층 줄어 들었다.
종전엔 9~10명이 나선 일괄 질문과 일괄 답변, 보충질문으로 밤 늦게까지 공방이 계속됐지만 이번엔 4시간으로 줄었다.
압권은 즉흥적 질문에 준비되지 않은 답변이 빚은 해프닝들. 한나라당 조웅규 의원이 내각 총사퇴 용의를 묻자 김석수 국무총리는 "저희들은 어차피 10일 후면 물러나기 때문에 자연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본회의장이 잠시 술렁거렸다.
민주당 이윤수 의원이 로또 복권 열풍을 나무라며 "총리도 복권을 샀느냐"고 묻자 머뭇거리던 김 총리는 "로또 복권이 어떤 것인가 하고 총리실에서 모두 1장씩 사봤다"고 고백했다.
또 이 의원이 인터넷 검색에 미진하다는 김 총리에게 "IT 강국 총리로서 말이 안된다"고 다그치자 "좀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국무위원과 의원들은 달라진 대정부질문에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했다.
국회가 정쟁의 장소가 아니라 국정을 놓고 토론하는 장소로 바뀔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열심히 공부해야 망신을 사지 않는다며 11일 이후 대정부질문에 나설 의원들이 의원 회관에서 오후 늦게까지 공부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12일 대정부질문에 나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구미시)은 "국무위원이 의원의 주장을 수용해 정책에 반영되게 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할 것 같다"며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의원과 국무위원들이 진땀을 흘리며 공방을 벌이는 대정부질문에 국민들의 관심이 앞으로 조금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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