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못나가고 경산에 있는 학교에 진학했다고 해서 위축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어디서 공부하든 자신감만 있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경산 문명고 졸업예정자로 포항공대 물리학과에 합격한 양일규(19)군. 초.중.고교를 모두 경산에서 다닌 양군의 이력은 오히려 독특할 정도다.
웬만한 친구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대구로 전학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 좋은 상급학교에 진학하려고 '수성학군'으로 위장전입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역시 문명고 졸업예정자로 고려대 전자공학부에 진학하는 최경호(19)군은 "어떤 친구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을 찍은 뒤 급하게 전학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13개 대학이 밀집해 재학중인 대학생만 12만5천여명에 이르는 전국 최대의 학원도시 경산이지만 중.고교 육성은 그간 심각한 문제였다.
이같은 교육현실에서 문명고의 성공(?)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1993년 운문댐 건설로 청도에서 경산시 백천동으로 옮겨온 문명고. 올해 졸업예정자 144명중 133명(14일 현재)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해 진학률 92.4%를 기록했다.
이들 중 연세대 1명, 고려대 4명 등 11명이 서울소재 대학에 진학했고, 포항공대에 1명, 경북대에 15명을 진학시켰다.
한종열 교감은 "추가 합격자 발표를 하면 전체 졸업예정자 중 3, 4명을 빼고 모두 4년제 대학에 진학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입학 당시 성적이 별로 뛰어나지 않았던 학생들을 교육해 이처럼 높은 진학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원인은 과감한 시설투자와 우수 교사 확보에 힘써온 덕분이다.
202명을 수용하는 최신 기숙사와 500여석 규모의 독서실을 갖췄고, 대부분 40대 미만의 젊은 교사들이 방과후 학원식 특별수업까지 하는 열정을 보였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한 김민석(19)군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 해주고, 밤늦게까지 남아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 덕분에 대부분 친구들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때 경산으로 이사와 문명고에 입학한 이영준(19)군과 고교 1학년때 거꾸로 경산에 전학온 이태용(19)군은 각각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와 대구가톨릭대 조형정보디자인학과에 합격했다.
김장년 교장은 "대학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학력신장에 역점을 두는 동시에 밝은 생각,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전인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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