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살지만 일본을 바라볼 때는 이질적인 두여인'.
대구방송(TBC)은 3.1절 특집물로 복잡 미묘한 한.일 문제를 두 여자의 서로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독특한 형식의 다큐멘터리물인 '두 여인'(1일 밤 10시 50분)을 방송한다.
2003년 3월, 이 땅에 두 여인이 살고 있다.
한 여인은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에 짓밟혀 평생을 외롭게 살면서 담배와 술을 가족삼아 살고 있는 여인. 또 다른 여인은 일본이 좋아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문화를 즐기며 일본을 동경하며 살고 있다.
한 여인은 이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또 다른 여인은 살아온 나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
이 두 여인이 한 공간에서 만났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바탕을 갖고 있는 두 여인이 한 공간에서 부대끼며 서로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어느 쪽이 옳으며 어느 여인이 얼마만큼 바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미래의 역사는 과거의 역사 없이 씌어질 수 없다는 불변의 진리다.
이번 다큐물을 위해 두 등장인물인 김순악(76) 할머니와 전복희(23)씨는 10일 동안 함께 생활을 했다.
그리고 TV카메라는 그들의 갈등과 화해를 그대로 담고 있다.
김 할머니는 집안이 가난하여 17세 때 친구와 함께 공장으로 돈벌러 갔다가 만주로 팔려갔다.
해방 후 귀국했으나 고향으로 돌아오는 차 삯이 부족해 어떤 아저씨의 꾐에 빠져 이태원, 군산 등지를 떠돌며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는 등 어렵게 살다가 고향 경산으로 돌아왔다.
성격이 곧아서 요즘 젊은애들이 철없이 구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며 특히 일본이라면 치를 떤다.
전씨는 무작정 일본이 좋아서 일본어학과를 선택한 일본 문화 마니아다.
일본캐릭터 상품 사 모으기를 좋아해서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모든 돈을 투자한다.
특히 일본배우 키무라 타쿠야를 광적으로 좋아하며 가능하다면 일본인과 결혼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신세대 대학생.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문화와 역사는 별개라는 철학을 갖고 있어서 일제치하 우리나라의 아픔을 이해는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일본을 바라봐야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 두 여인은 10일간의 시간동안 함께 쇼핑하고 화투치며 살갑게 지내지만 고이즈미 일본 총리 방한 문제가 불거지자 심한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제작을 맡은 김영준 PD는 "일본은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가 돼 있는 상태"라며 "한 시대를 살아가는 두여인을 통해 우리가 풀어야할 대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李 대통령 "돈은 마귀, 절대 넘어가지마…난 치열히 관리" 예비공무원들에 조언
尹 강제구인 불발…특검 "수용실 나가기 거부, 내일 오후 재시도"
李 대통령 "韓 독재정권 억압딛고 민주주의 쟁취"…세계정치학회 개막식 연설
정동영 "북한은 우리의 '주적' 아닌 '위협'"
강선우, 임금체불로 두차례 진정…국힘 "자진 사퇴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