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경수 분재료 인기-야생 소나무 절도 기승

조경수로 전국적 인기를 지닌 포항·영덕 일대 야생 소나무에 대한 불법 절·굴취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경찰과 행정기관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육·해송 불법 밀반출은 해당 마을 출신이 절도단에 가담하는가 하면 현지 주민들이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적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포항북구청 산림과는 지난 15일 기계면 인비리 경주김씨 문중산에서 3∼50년된 육송 9본을 포클레인과 화물차량 2대를 동원해 불법 굴취하던 박모(45·장성동)씨 등 9명을 현장에서 붙잡았다.

검찰은 박씨 등 3명을 구속하고 4명을 입건했다.

이 마을 출신인 박씨가 지난 설 고향을 방문해 범행을 계획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마을 주민이 제보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또 경찰은 지난해 12월6일부터 20여일간 장기면 죽정리에서, 지난 2001년 11월부터 4월까지 송라면 지경리에서 해송 수백본씩을 훔쳐 서울과 부산 등지로 내다 판 2개 절도단 10여명을 검거했다.

지난해 8월과 9월 영덕군 병곡면과 흥해읍 덕장리에서도 육·해송을 불법 굴취하던 7명이 입건되기도 했다.

포항 일대의 소나무 불법 절·굴취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이암층이 많아 토지가 척박하고 바람까지 거세 육송(육지쪽)과 해송(해변가)의 성장이 늦어 조경수나 분재용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조경업자 김모(45·두호동)씨는 "업계에서 포항산 소나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대도시에서 50년생 소나무 한그루가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호열 북구청 산림보호담당은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포항지역의 소나무 굴취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로 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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