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전에 건립됐던 울진 평해 돌다리의 내역을 고스란히 간직한 비석이 경주문화원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향토사 연구를 위한 반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비석은 불과 수년전 도로공사 도중에 훼손됐으며 당시 울진군과 문화원이 나서서 보수와 복원을 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져 행정당국의 향토 사료 관리 감독이 겉돌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6일 울진군과 경주문화원에 따르면 조선 선조 36년(1603년) 울진 평해(당시 평해군)와 기성을 잇는 돌다리 가설을 기념해 기성 구산리 언덕에 건립한 높이 187㎝.폭 64㎝.두께 18㎝의 교비(橋碑)가 경주문화원에 소장돼 있다는 것.
이는 지난 1996년 7번 국도 선형 개량공사 도중 시공 업자의 부주의로 훼손, 네조각이 난 비석이 군과 문화원의 보수.복원지시에 의해 포항의 한 석물공장에 맡겨졌고 이 과정에서 도로공사업자와 석물공장이 부도가 나면서 비석도 분실됐다.
채무기 경주문화원 사무국장은 "2001년 7월 포항 송도에 들렀다 길 거리에 버려진 비석을 우연히 발견했으며 상당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 보관.관리해 오고 있다"고 했다.
채 사무국장은 "당시는 엄격한 신분사회였음에도 이 비에는 군수부터 향리와 성조차 갖지 못했던 비천한 신분의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리 건립에 참여했던 100명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져 있어 당시의 신분구조 및 향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채 사무국장은 또 '김줏돌이'.'황줏동' 등 지금 사용하지 않는 사이시옷을 넣은 이름과, '황돌바우'.'정막똥' 등 요즘도 우리 주변에서 친근하게 들을 수 있는 이름들을 한자로 표기해 놓는 등 학술적 가치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군이 군정 방향을 '관광 울진'으로 표방하면서도 우리 지역의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사료들을 보존해 관광자원화하기는커녕 제대로 관리조차 못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에 울진군 관계자는 "반환에 대해선 경주문화원과 원천적으로 합의했고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돼 문화재로 지정의뢰할 계획이며 복원 예정지 소유자인 건설교통부와도 협의해 조속히 이전, 복원하겠다"고 해명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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