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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따라 세월따라-'미의 여왕' 당당한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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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망측도 해라. 저게 무신 짓이고".

30여년 전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TV 중계를 기억하고 있다.

바느질 하던 어머니는 '당췌, 이기(이게) 무신'을 연발하며 '시상(세상) 참 말세다'라고 혀를 찼다.

다 벗다시피한 몸, 화려한 화장으로 뭇 사람들 앞에 선 미스 코리아가 옛 사람들이 보기에 여간 망측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미스 코리아는 60, 70년대 가난하고 궁색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위로한 국민적 이벤트였다.

그래서 일까, 요즘이면 상상도 못할 시가지 퍼레이드가 열렸다.

이 사진은 71년 미스 경북의 대구 시내 카퍼레이드 장면이다.

대구가 직할시가 되기 전 경북에 포함돼 있을 때다.

어김 없이 군용 지프가 동원됐다.

군용 지프는 당시 유일한 무개(지붕이 없는)차. 카퍼레이드할 때마다 오색 꽃 종이를 맞으며 선두를 달렸다.

77년 카라스키야를 누른 권투선수 홍수환도 탔고,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양정모도 탔다.

77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도 군용지프로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미의 상징과 군용지프는 어째 어색하다.

왕관과 봉황 광고판 장식을 내걸었지만, 군용지프의 이미지는 어둡기 짝이 없다·무덤덤한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군인의 표정은 또 어떻고.

그래도 미스 경북은 당당하다.

틀어올린 머리, 검은 선글라스, 하얀 드레스에 긴 파티 장갑이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오드리 헵번 스타일이다.

통통한 모습이 요즘 미스 코리아의 비쩍 마른 몸매와 사뭇 다르다.

위치는 대구 중앙로. 뒤로 신축 중인 로얄호텔(71년 완공·현재 제일문고)이 보인다.

지금은 좌우로 높은 건물이 들어섰지만 이 때만 해도 3층 적조 건물이 고작이다.

이제 50대 중반이 됐을 미스 경북. 누구나 부러워하던 20대 미녀의 꿈을 지금도 지니고 있을까.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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