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22일 오후 대구시민의 가장 오랜 쉼터 중 하나인 달성공원을 찾았다.
새로운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불만도 없지 않지만 달성공원은 늘 그대로의 정겨운 모습으로 사람들을 반겼다.
봄을 맞은 달성공원에 '새 식구'가 생겼다.
소목 소과의 초식동물인 무풀론 붉은사슴이 새끼 3마리를 낳은 것. 이날 무풀론은 라마, 꽃사슴 등 다른 초식동물과 같은 우리에서 풀을 먹고 있었다.
아이들이 이름을 부르자 커다란 눈망울을 한 새끼 무풀론 2마리가 '메에~' 소리내며 아장아장 걸어왔다.
"귀엽다" "예쁘다"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요즘 달성공원에서 단연 인기가 높은 동물은 입에 물을 머금었다가 사람들을 향해 내뿜는 침팬지 '맥스'. 이날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자 맥스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는 듯 '씩씩' 소리를 내다가 사람들을 향해 갑자기 물세례를 가했다.
비명소리가 터지고 주변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강동헌(11·대구 비산동)군은 "침팬지의 성질을 돋우면 물을 뱉는다"고 했다.
현재 달성공원에는 총 85종 1천26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동물들에게도 생기가 돋고 있었다.
겨우내 추위를 피해 내실에서 생활하던 침팬지·원숭이·코끼리·얼룩말 등 열대지역 동물들도 밖으로 나와 관람객들을 맞았다.
동물원으로서 달성공원은 볼 것이 많지 않다.
전문주(33·여·대구 범어2동)씨는 "어릴 때 보던 달성공원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고 규모도 너무 작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공원관리사무소 이호식 관리계장은 "현재의 모습을 갖춰 개관한 1970년 당시나 지금이나 동물들 종류와 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달성공원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수성구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 대단위 동물원을 조성, 동물들을 옮기고 달성공원엔 관풍루와 이상화 시비 등 각종 문화재만 남겨두기로 해 이곳에서 동물을 볼 날도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달성공원을 찾는 시민들도 많이 늘었다.
숲이 우거진 도심속 동물원 달성공원엔 연간 140만명의 시민이 찾는다고 한다.
1년에 2번 정도 이곳에 온다는 김건우(34·대구 대명동)·윤미란(32·여) 부부는 "이곳에 오니까 잠시나마 세상 시름을 잊을 수 있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아들 종호(3)군이 빨리 코끼리를 보러 가자며 보챘다.
달성공원은 갈 데가 마땅치 않은 노인들에게 최고의 휴식처. 이날도 무료급식이 있는 날이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노인들이 한가로운 봄날 오후를 보내고 있었으며 그늘진 벤치에서 삼삼오오 모여 화투를 치는 노인들도 보였다.
윤인탁(82·대구 황금동) 할아버지는 "한 달에 7, 8번 정도 이곳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달성공원관리사무소 이호식 관리계장은 "요즘 들어 주말엔 수 천명이 이곳을 찾는다"면서 "기온이 높아지면 찾는 시민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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