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찾아가는 음악회

연주회에 출연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청중과 대화를 나누며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청중들의 입장에서 볼 때 어려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더라도 악곡 해석에 대한 이해능력이 탁월해서 그 속의 철학까지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더러는 음악 감상은 무시하고 연주회장의 분위기나 연주자의 자세 등으로 그 연주회를 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됐든 그 모두가 청중임을 연주자들은 인식해야 할 것 같다.

지난 해 가을, 우연히 아주 작은 무대에서 음악을 듣고 즐거워하며 짧은 노래 가락 하나라도 사랑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연주시간이 가까워 오자 좁은 공간에는 음악을 들으려는 많은 사람들로 꽉 채워졌다.

지금도 기억속에 떠 오르는 것은 전에 보지 못했던 청중들의 밝은 미소와 어떤 소리로 어떤 곡을 연주할까 궁금해 하는 눈망울과 표정들이다.

물론 무대와 객석이 아주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날 밤에 연주된 곡들은 가을과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하는 곡들로 이미 청중들의 귀에 익숙한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세상에는 연주자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큰 무대가 많이 있다.

하지만 비록 작은 무대의 가벼운 음악들이긴 하지만 청중들과 같이 즐거워하며, 지나간 추억들을 떠올려 보기도하며 기쁨을 서로 얘기하고 나눌 수 있는 무대라면 그 또한 의미있는 무대라 할 수 있겠다.

꽤 오래 전에 어느 갤러리에서 음악과 미술의 만남이란 주제로 연주회가 열린 적이 있다.

요즈음 들어 이런 종류의 음악회들을 자연스럽게 많이 기획하고 있는 추세이다.

각박하고 바쁜 생활 속에서 현대인들이 한 소절의 아름다운 선율로 인해 정서를 순화시킬 수 있고 작은 여유라도 찾을 수 있게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도 될 것 같다.

연주자들이 청중을 기다리기 보다는 청중을 찾아 나서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그로 인해 음악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 지기를 기대해본다.

김애규 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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