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의 뉴타운<1>북구 강북-곳곳 공원 '유쾌' 학교부족 '유감'

대구는 1980년대 초반 시작된 외곽 택지개발을 통해 본격적인 광역화의 길을 걸었다.

대규모 택지개발은 수성구, 달서구, 북구 등지에 이른바 '뉴타운'을 형성, 대구의 얼굴을 바꿔놨다.

하지만 대구시내 부심 형성을 위해 만들어진 뉴타운 주민들 대다수가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부푼 기대를 갖고 뉴타운으로 들어왔지만 학교·상업시설은 물론이고 교통·치안·문화시설 등에서 적잖은 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대구의 주요 뉴타운 현황을 살펴보고 주민 목소리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이들 지역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7회에 걸쳐 싣는다.

북구 강북지역은 대구의 최북단으로 금호강 북쪽 건너편에 조성된 택지지구를 말한다.

현재 강북 1·2·3지구, 동서변지구가 개발됐고 매천지구와 강북4지구가 곧 개발될 예정. 현재 상주인구가 20만명을 넘었고 개발계획이 확정된 매천지구 및 강북4지구까지 개발이 끝나면 3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웬만한 중소도시 규모다.

계획 개발지역이어서 녹지공간이 많은 것이 장점. 자연환경만 놓고 보면 공동주택지역으로는 대구시내 뿐만 아니라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학교문제, 상업시설 부족, 교통 불편 등에서 오는 주민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강북 어떻게 커왔나=1981년 7월1일 대구시가 직할시로 바뀌면서 경북 칠곡군 칠곡읍에서 대구시 북구로 편입됐다.

편입 당시만 해도 고작 2만8천여명만이 사는 농업지역이었다.

이 곳의 택지개발은 1988년부터 본격화됐다.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현재의 관음·태전·읍내동 일원을 중심으로 한 '강북 1지구'. 54만여평의 부지 위에 5년여에 걸쳐 4만6천여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1991년도엔 관음·구암·동천동 일대 20여만평의 부지위에 '강북 2지구' 개발이 시작돼 4년여동안 3만여명의 인구가 추가로 들어왔다.

규모가 68만평으로 가장 큰 3지구(구암·동천·국우·학정동 일대)는 1994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7만4천여명(입주 예정자 포함)의 인구 밀집지역으로 변했다.

동변·서변동 일대 동서변지구도 27만여평의 부지 위에 2만8천여명(입주 예정 포함)이 사는 대단지로 변했다.

이 곳엔 U대회 선수촌 아파트가 곧 완공될 예정.

학정동 일원의 강북4지구, 매천·태전동 일원 매천지구는 현재 개발계획이 확정된 상태로 곧 공동주택 신축이 시작될 전망인데 이 곳에도 2만명 가까운 인구가 더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강북지역은 1988년 택지 개발 전 인구가 5만2천여명이었으나 택지개발이 상당 부분 진전된 2월말 현재엔 당시보다 4배 이상 불어난 21만2천여명이 살고 있다.

북구청은 강북의 인구가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강북의 명암=강북은 곳곳에 산과 하천이 흐르고 수변공원, 근린공원, 어린이 공원 등이 모두 43곳에 이를 만큼 녹지공간이 풍부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운암지 주변은 외지 사람도 찾아올 정도. 북구 문예회관, 문화예술촌 등이 지구내에 있고 병원도 200개를 넘을 만큼 기반시설 숫자가 적은 편은 아니다.

자가용이 있다고 가정하면 교통도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신천대로와 신천 동로를 이용하면 도심으로 나가기 쉽고, 10분 정도면 중앙·경부고속도로 진입이 가능하다.

국도를 이용, 구미나 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으로 나가는 것도 편리하다.

강북지역내엔 유휴지가 많아 대학 등 개발수요를 이끌 시설이 들어올 가능성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강북지역 주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학교'다.

'제대로 된 인문계 고등학교'가 없다는 것이다.

강북지역 고교는 모두 5개.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은 학력을 문제 삼고 있다.

상위권 대학 입학을 보증할 수 있는 '명문 고교'가 없다는 것.

실제로 각급 학교 입시담당 교사들에 따르면 수성구 일부 상위 학력 고교의 모의고사 성적이 북구지역과 최대 60점 차이가 나는 등 이 곳 학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부 김영미(40)씨는 "중학교 다니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라며 "동네 주민들 모두 과연 강북지역의 고교에 다니면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 교육 때문에 결국 이 곳을 떠나게되고, 일부는 위장전입이라는 수단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20만명이 넘는 대단위 주거지인데도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점도 주민들의 불편 사항으로 꼽힌다.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 없어 장을 보러가기 위해 금호강 다리를 건너야하는 등 기반시설 부족으로 강북지역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는 것.

달서구 성당동에서 이 곳으로 이사왔다는 회사원 김동진(40)씨는 "재래시장이 없어 아내가 애를 먹고 있다"며 "그나마 바깥으로 나오려고 해도 신축 아파트 주변엔 시내버스 노선이 아예 없어 결국 택시를 타야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바꿀까=고교문제와 관련해 김정탁 운암고 교장은 "몇 년내 강북의 교육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교사를 배치, 사립학교가 아닌 공립학교만으로도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운암고교는 북구청이 강북지역 학력 향상을 위해 사실상의 간접 지원을 선언한 학교. 때문에 올 강북지역 고교배정에서 90%정도의 이 지역 중3생들이 이 곳에 지원했다.

김 교장은 "수성구 등 일부 지역에 오래 머무를 수 있었던 교원 인사관행을 깨고 강북 등 외곽지역에 우수 교사를 고루 배분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수업시간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최우선점을 두고 있어 최근 2학년생의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주장했다.

김 교장은 강북이 제대로된 뉴타운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력 향상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을 선거구로 갖고 있는 김충환 대구시 의원은 "최근 매천로가 무료화됨으로써 교통문제가 해결돼 강북의 가장 큰 현안으로는 학교문제가 남았다"며 "명문 사립학교유치도 좋은 대안이지만 이 사안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여 공립학교를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아파트연합회 북구지회 윤원현 총무는 "최근 분양된 아파트를 보면 수성구쪽에서 강북으로 이사온 경우까지 있다"며 "강북의 장점을 보고 들어오는 것이라 학교 뿐만 아니라 도서관 등 문화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주민들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강북지역 택지개발 현황

구 분 위 치면적㎡(평)수용인구사 업 기 간

(세대)

계6,161,597195,879

(1,863,884)(52,573)

강북 1지구관음, 태전, 읍내동 일원1,789,50046,4171988.8.13~

(541,323)(11,321) 1993.12.30

강북 2지구관음, 구암, 동천동 일원681,74730,0521991.1.7~

(206,229)(7,513) 1994.12.31

강북 3지구구암, 동천, 국우, 2,245,49674,1211994,12,14~

학정동 일원(679,263)(20,589) 1999.12.31

동서변지구동변, 서변동 일원898,35028,6311995.9.29~

(271,751)(7,953) 2000.12.30

강북 4지구학정동 일원145,8273,9902002.11.26~

(44,113)(1,287) 2005.

매천 지구매천, 태전동 일원400,67712,6682002.12.31~

(121,205)(3,910) 200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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