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실 다지는 지역 여성계

활짝 핀 봄처럼 지역 여성단체의 발걸음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부 시민운동단체를 제외하고는 겨울잠을 자다시피했던 여성단체들이 상호 연대를 모색하는가 하면 각종 지역 이슈, 여성문제에 제목소리를 내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여성계는 특히 산하 단체의 양적팽창과 함께 여성부 신설, 남녀고용평등법,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등의 일정한 성과를 거뒀으나 지역에서는 그 '과실'을 누리기만 해왔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은 게 사실이다.

그동안 특정 여성문제 현안에 대해 적극적 발언을 해야할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다른 단체가 먼저 시작했다는 이유로 "뒤따라갈 수 없다"는 식의 방관적 자세를 보여 최선의 성과를 도출해내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같은 여론과 문제점을 인식하는 여성단체장 대부분이 최소한 편가름하는 듯한 행태는 피해나가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분위기다.

또 세미나, 강연회 등 연례적·의례적 행사는 있어도 행동은 없다는 비판을 의식, 여성단체들은 내실있고 사회 발전전인 프로그램 마련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지난 2월 대구여성계의 숙원이던 회관 이전 개관식을 가진 대구시여성단체협의회는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로 연기됐던 각종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대구여협은 그동안 임원과 산하 단체들이 합동분향소 등 지하철참사 현장 자원봉사에 주력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제부터는 대구사랑운동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대구의 중요 행사인 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35개 단체 회원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설명이다.

대구여협 배근희 회장은 "올해는 U대회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연속으로 열리는 만큼 경북여협 회원과 교류를 통해 두 지역 행사의 성공에 여성들이 앞장서는 선례를 남기겠다"며 "선수촌 숙소 청소, 방꾸미기 등 구체적인 자원봉사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여협은 여성지도자 경제교육과 건강한 가정·건전한 사회 만들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캠페인을 연중 실시한다.

오는 5월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캠페인, 결식아동·무의탁 노인돕기 자선바자회, 자녀들이 부모님께 전하는 사랑의 편지 공모전 등이 잇따라 마련된다.

생활속의 평등문화 정착, 경제살리기 여성운동, 여성단체별 특색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경북여성단체협의회는 올해도 이 운동에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또한 분기별 차세대 지도자 양성교육과 '1인1단체 운동'을 통해 젊고 새로운 인물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경북여협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성공 개최를 위해 중앙 및 타시도 여협과 교류는 물론 각 단체별 홍보와 행사를 여성들이 한목소리로 역량을 결집한다는 계획도 실천에 옮기고 있다.

"경북여협이 지속사업으로 추진한 여성 e메일 갖기, 부부 문패달기 등 양성평등 정착 운동이 성과를 거둔 예에서 보듯 여협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사업은 경북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숨어있는 여성인재 발굴과 함께 지역발전을 위해 여성전체의 목소리를 모아 나가겠다"고 경북여협 이화자 회장은 밝혔다.

지난해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 발표로 지역에 큰 반향을 불러모았던 대구여성회는 올해도 성매매방지법 제정과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활동을 선도하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성매매 피해여성을 양산하는 현재의 성산업의 문제점과 실태를 지속적으로 홍보, 성매매 근절을 위한 인식전환과 여론을 환기시키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또 여성의 기본권과 평등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여성 비정규직 고용확대를 규제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정책마련 토론회, 캠페인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환경친화적인 생활운동 실천, 한반도 위기예방과 평화실현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안이정선 대구여성회 회장은 "지난 92년 성폭력특별법제정운동을 하면서 연대를 추진한 적이 있으나 자동해산 된 적이 있다"며 "여성예산확대, 보육정책, 성매매특별법 제정운동 등은 여협 등 타단체와 충분히 연대할 수 있는 사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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