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 40대 "아들 필요" 15.5%뿐

◈본지 지역민 여론조사

우리 사회는 세대별로 뚜렷한 가치관의 차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한 '세대 갈등'은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넘어 부모부양 및 남아선호도 등의 전통적 가족관과 직장 선택 등 삶의 태도에 대한 '가치관 대립'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매일신문이 '가정의 달'을 맞아 여론조사 기관인 매일리서치와 함께 지난달 19일부터 이틀동안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주민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밝혀졌다.

우선 아들과 부모 부양 등 가족관에 있어 50대 이상은 전통적 입장을 고수했으나 젊은 세대는 뚜렷하게 다른 입장을 보였다.

'가계유지를 위한 아들의 필요성'에 대해 50대 이상은 40.5%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반면 30, 40대는 15.5%, 10, 20대는 10.5%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지난 95년 본지 조사와 비교할 때 세대간의 간극이 더욱 커졌음을 보여주고있다.

95년 당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아들이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50대 이상은 59.1%였으며 30, 40대는 27%로 나타나 아들선호도는 전반적으로 낮아졌으나 세대간의 간극은 더 심화됐다.

또 치매를 앓는 부모의 부양 방법에 있어서는 50대 이상은 42.0%가 '집에서 모신다'고 답했으나 30, 40대와 10, 20대는 26%와 32.0%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전쟁'에 대한 질문에서는 6·25 또는 월남전을 겪은 50대 이상과 반공교육 세대인 30, 40대, 반전 세대로 불리는 10, 20대가 연령별로 상반된 태도를 나타냈다.

10, 20대는 '북핵위기'등에도 불구 절반에 가까운 48.5%가 '전쟁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30, 40대는 31.5%, 50대는 25.5%만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성형수술에 대한 태도에서는 50대 이상 연령층은 62.0%가 '태어난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10, 20대는 73.5%, 30, 40대는 67.5%가 '몸의 건강이나 생활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성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직장 이직'에 있어서도 10, 20대 73%와 30, 40대의 64.5%가 '옮길 수 있다'고 대답한 반면 50대 이상은 37.5%만이 '그렇다'고 밝혀 '한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반영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박승우 교수는 "서구와 달리 우리는 30년만에 산업구조와 가치관이 급격히 변해 왔다"며 "이제는 절대 가치관이 사라지고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시대로 세대간 갈등도 강요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인정과 대화로 풀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