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자 레슬링 경기장에 음대졸업 여심판

도민체전의 묘미는. 도민체전에서는 엘리트 스포츠에서 나올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발생한다.

이번 도민체전 경우 치마를 입고 스틱을 다루던 하키 선수들이 농구와 육상 선수로 변신, 화제가 되고 있다.

남자들이 하는 레슬링 경기장에는 처음으로 여자 심판이 등장했고 30여년째 도민체전에 단골 출전한 체육인도 있다.

육상에서는 무자격선수(부정선수) 방지를 위해 3중의 고육책을 마련했다.

○...영주 영일초교에서 열리고 있는 레슬링경기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여자 심판 김은영(29)씨이다.

대구가톨릭대 음대를 졸업한 피아노 강사인 김씨는 대학 때부터 친구인 레슬링 선수를 따라 다니다 지난 1월 강습을 받고 심판 자격증을 획득했다.

국내 여자심판 2호지만 현재 홍일점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씨는 "심판 보는 것이 직업이 된 것 같다"며 "국제심판 자격증도 취득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키 명문' 성주여고 선수들은 성주군을 대표해 스틱 대신 농구공을 손에 잡았다.

성주여고는 강한 체력을 앞세워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했다.

군 여고부경기에서 울진여고를 24대4로 대파하고 4강에 올랐으나 등록 농구팀인 의성여고에 25대34로 고배를 마셨다.

김정아 등 경주시청 여자 하키선수 6명은 육상선수로 트랙에 등장했다.

운동화를 신고 뛴 김정아가 800m에서 4위를 하자 하키 관계자들은 "육상화만 신었더라면 3위를 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김재식(49) 상주시체육회 사무국장은 35년째 핸드볼선수로 출전했다.

상주고 1년때부터 참가했다는 김 국장은 이번에도 20대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뤄 코트를 누볐으나 예선에서 탈락. 김 국장은 나이제한(50세) 때문에 더 이상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육상장에서는 감시카메라를 동원, 무자격선수(부정선수)의 출현을 방지하고 있다.

대회본부는 소집실에서 사진을 찍은 후 출발선에서 이를 확인, 다시 사진을 찍고 골인지점에서 최종 확인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이 덕분에 올해 육상경기는 항의사태없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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