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010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해 충남 아산에 세계 최대의 LCD공장을 짓는다는 뉴스가 지난 11일 전해졌다.
삼성으로서야 당연히 득실을 따져 아산을 택했겠지만 지역 연고기업이라는 기대감때문에 대구 지역민들은 다시 한번 적잖은 허탈감에 빠졌다.
안 그래도 LG필립스가 차세대 LCD공장을 구미가 아닌 파주에 세우기로 했다는 소식때문에 허탈해 하고 있던 터였다.
더 큰 문제는 이 엄청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대구시는 관련 정보를 전혀 갖고 있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해녕 대구시장도 그 다음날 기자 간담회에서 "보도를 보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말로만 국내외 대기업 역내 유치를 외치면서도 정작 '대어'(大魚)가 헤엄쳐 가는 물길에는 도통 깜깜했던 셈이다.
그래서 삼성그룹의 아산 LCD공장 건설 소식은 대구시청과 경북도청의 '존재 의미'마저 되묻게 했다.
물론 대구시가 중앙정부 및 대기업 관련 정보에 어둡다는 것은 어제 오늘 지적된 일이 아니다.
대구시는 전국 시도 중 서울사무소를 운영하지 않는 지자체로는 인천을 제외하고 유일하다.
1998년에는 서울사무소 설치 조례마저 삭제해 버렸다.
운영에 비용이 많이 들고 마땅히 보낼 인력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YS 정권 출범 후 중앙정부나 대기업에서 TK 인맥이 많이 퇴조했는데도 대구시는 중앙정부와의 라인 구축에 여전히 태무심하고 있는 것이다.
민선시대 이후 중앙과의 '라인' 단절 상황이 우려할 만한 지경에 이르렀음은 결코 그냥 넘겨도 될 일이 아니다
지금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지자체들의 국비 지원 로비는 거의 전쟁 수준이고, 현 정부도 지자체간 경쟁을 요구하고 있기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도 "대구시가 정보 전쟁에서 처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인정했다.
그래서 '중앙부처 마당발'이라는 김범일 전 산림청장을 정무부시장으로 영입하고 서울사무소 개설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도 했다.
성과를 지켜 볼 일이다.
하지만 시정에 임하는 태도를 기업경영 마인드로 바꾸는 일이 그보다 더 시급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김해용 사회1부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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