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26일) 결과에 따라 대구·경북의 내년 총선판도도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 DJ정권 출범이후 줄곧 한나라당 일색이던 정당구도의 변화 여부가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최대 변화 요인은 일단 '강재섭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지역출신으로 이번에 한나라당 당권도전에 나선 강 의원의 당락여부는 지역 정서 향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물론 지난해 대선 패배 후 지역에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지역 정치권의 미래를 한나라당에 기댈 수 있을지 여부는 이번 전당대회가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 확실하다.
▨강재섭 변수=강 의원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선출될 경우 한나라당은 명실상부하게 지역 연고 정당으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된다.
대선 패배로 정치적 미래를 상실하는 듯했지만 '강재섭'이라는 새 대안을 찾아 기댈 곳이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 당 개혁 문제 때문에 내홍이 있더라도 강 의원을 측면 지원한 지역 현역의원들 입지는 한결 나아지게 된다.
그러나 강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패배할 경우 문제는 복잡해진다.
당장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의 반발여론이 드세질 것이 분명하다.
대선 패배와 대구 지하철 참사 수습 과정의 역할부재 등으로 실망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지역 출신 대표주자인 강 의원마저 낙마할 경우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급속도로 냉각될 수밖에 없다.
결국 대구와 경북은 본격적인 정치적 공황기에 접어들 공산이 커지게 된다.
▨현역의원들의 치열한 생존전략=강 의원이 대표가 되든 안되든 대구·경북 현역의원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극심해질 수밖에 없다.
우선 강 의원이 대표가 된다하더라도 '영남당' 이미지를 벗기 위한 시도가 있을 것은 자명하다.
서울과 수도권 개혁성향 의원들의 TK 물갈이 여론이 비등해질 것이고 이 경우 일차적으로 대구·경북 현역의원들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논공행상이 벌어질 경우 강 의원에게 등을 돌렸던 몇몇 의원들은 일차 물갈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이 설사 대표가 안되더라도 현역의원들은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다.
강 의원 낙마로 정치적 구심을 상실한 의원들은 각개약진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
대구의 김만제, 안택수 의원과 경북의 주진우, 임인배 의원 등은 정책위의장, 원내총무 경선에 사활을 걸 것이 분명하다.
평균 연령 63세인 대구 의원들은 더욱 처지가 위태하다.
세대교체론에 휘말려 고전을 면키 어렵울 것이 분명하다.
경북은 경북대로 5선의 정창화, 4선의 이상득, 김일윤 의원 등 중진과 권오을 의원 등 소장파 의원들간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 질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 신당' 등 새 정치세력 부상할까='노무현 신당'의 궤도는 일단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상관은 없다.
그러나 신당이 민주당 구주류와 결별하면 영남권에 주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구·경북에 공을 들일 것은 분명하다.
신당에 한나라당 개혁그룹들이 탈당해 가세하면 정치권의 지각변동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그 신당이 대구·경북에서 한나라당의 대안세력으로 자리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노 정부에 대한 불신과 신당 태동과정의 불협화음이 영 미덥지 않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정가에서는 무소속이 대거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95년 15대 총선 당시 반YS정서에 힘입어 자민련과 무소속이 대구·경북에서 대거 당선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구는 전체 13석 중 자민련 8석, 무소속이 3석을, 경북은 19석 중 자민련 2석, 민주당 1석, 무소속 5석을 얻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은 여기에 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조사 결과 현역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70%에 육박했지만 무소속이 난립할 경우 조직력을 갖춘 자신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년 지방선거때처럼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등식은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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