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람개비-분위기 동떨어진 지역대학

지구촌 젊은이들의 스포츠 제전인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유니버시아드(Universiade)는 대학(University)과 올림피아드(Olympiad)의 합성어로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최하는 세계 아마추어 스포츠경기대회이다.

당연히 이 대회의 주인공들인 세계의 대학과 대학생들은 바로 스포츠라는 건전한 경쟁의 장을 통해 저마다 흘린 땀의 결실을 거두고, 대구 U대회를 대학인의 지성이 교감하는 축제로 승화시키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주역인 지역 대학들과 대학생들의 현실은 유니버시아드 축제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지역 대학들이 지난 몇 달동안 유니버시아드 참가선수와 대구를 찾는 외국학생, 관람객들을 위해 각고의 준비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여름방학도 잊고 크고 작은 행사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하는데 몇 달씩 공을 들였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도 개·폐막식 공연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지역 대학생들은 이번 유니버시아드의 진정한 주역들이다.

대학생 서포터스 조직, 동아리 공연, 한방진료봉사 등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준비중이거나 U대회 학술회의, 세계가톨릭대학생축제, 세계학술문화축제 등 굵직한 프로그램들을 위해 지역 대학들이 뛰고 있다.

그러나 취업을 걱정하는 재학생, 코 앞에 닥친 수시모집에서 보다 많은 신입생을 확보해야만 하는 대학측의 고민은 유니버시아드가 마치 별나라의 일처럼 느껴진다.

유니버시아드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세계의 대학인들이 직접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우리 대학들은 축제를 코 앞에서 펼치고도 즐기지 못하는 형국인 셈이다.

지역 대학들의 말 못할 사정이야 어떠하든 이번 유니버시아드는 각 대학마다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세계화 프로그램과도 맥이 닿아 있어 더없이 좋은 기회다.

우리 대학생들이 좁은 영역에서 아옹다옹하기 보다 세계의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국제적 감각을 익히고, 저마다 개성속에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턱없이 모자라는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동남아, 러시아 지역으로 학생을 직접 찾아나서는 노력과 수고도 중요하지만 본바닥에서 열리는 이같은 기회를 활용해 대학 이미지를 높이는 간접 홍보효과도 노려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유니버시티'라는 이름에 걸맞게 보편적 세계관이 존중되고, 대학 구성원 각자의 가치관과 개성이 조화를 이뤄 심오한 학문의 세계를 열어가는 대학의 풍토다.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일부 대학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은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대학은 지역사회와 국가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서종철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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