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선수단 입국 의미

북측이 광복절 기념행사 때 인공기 훼손을 문제삼아 U대회 불참 의사를 밝힌 지 사흘 만에 입장을 번복해 선수단을 보냄에 따라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는 당초대로 남북화해의 장으로 펼쳐지게 됐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북핵위기로 북.미간, 남.북간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측이 대규모 참가단을 남측에 파견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진척에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대회 개최지인 대구도 U 대회를 통해 '평화도시' 대구를 전세계에 당당히 알릴 수 있게 됐으며 도시 위상도 한껏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핵위기의 안전판 역할=전세계 171개국 8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구 U대회는 명실상부한 전세계 대학생 축전이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 아시안게임에 비해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느 국제대회에 비해 국내외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해소되지 않은 북핵 위기 상황은 이같은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제적 긴장이 여전한 상황에서 북측이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함으로써 세계 유일 분단국에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것.

대구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U대회가 개최됨으로써 국내외 분쟁의 소지는 당분간 진정될 수밖에 없다.

긴장의 당사국인 남.북은 물론 미.일.중.러 등 주요 당사국이 대회에 모두 선수단을 파견해놓고 있는 상황에서 긴장국면을 지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회 개최지인 대구는 북측 참가로 '평화와 화해의 도시'로서 전 세계에 도시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U대회 조직위원장인 조해녕 대구시장도 "U대회는 수년간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스포츠 행사로 북핵위기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남북교류 협력의 새 장 마련=명실상부한 세계 대학생 축전인 U대회를 통해 대구는 도시 이미지를 한껏 고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함에 따라 최소한 2010년까지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가 없기 때문에 U대회는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

게다가 북측의 참가로 남북긴장과 화해의 장이 펼쳐질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전세계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개성공단 착공을 통해 개방을 서두르고 있는 북측이 최근 대구 섬유산업의 북한 진출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U대회의 성공적 개최여부는 대구 섬유산업 활로에도 지대한 공헌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성공을 통해 국제 섬유도시 대구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더불어 대북 진출의 활로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후 부산시가 북측과 교류의 물꼬를 튼 예로 볼 때 대구시의 대북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북측 참가 어떻게 이뤄졌나=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북측 '미녀응원단'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둠으로써 북측이 U대회 참가에 호의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제10차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이 먼저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을 보면 충분히 추측이 가능하다.

이어 남북은 지난달 11차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 선수단 파견에 최종 합의한 후 금강산에서 실무접촉을 갖는 등 북측 참가단 일정을 최종 확정지었다.

북측의 U대회 참가는 또 대회 개최지인 대구 섬유산업과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성공단 착공식 후 남측 경제계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는 북측 입장에서는 U대회 등 남북간의 체육교류를 통해 대북한 투자를 유치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한 것이다.

장웅 IOC 위원도 지난달 초 체코 프라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벌이던 남측 조직위 관계자에게 "개성공단에 대구의 주종 산업인 섬유산업이 많이 진출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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