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사 품귀..."3일내 제직기 스톱"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원사' 비상에 걸렸다.

원료난과 가격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화섬업계가 국내 생산량을 크게 줄이면서 원사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컨테이너 수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입 원사마저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

지역 중견 폴리에스테르 제직업체인 ㅅ섬유는 최근 원사를 구하지 못해 제직기 가동을 중단해야 할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월 80t 규모의 DTY 150데니어, 월 50~60t의 필라, 포이 75데니어 등 주력 사종이 씨가 마르면서 일부 품목은 주문이 들어와도 더 이상 생산이 불가능하게 된 것.

또 다른 ㅅ섬유업체 관계자는 "원사 공급량의 급감과 동시에 75데니어 기준 파운드 당 원사값이 지난달 50센트에서 최근 60센트로 뛰어올랐고 다음달엔 70센트까지 급등할 전망"이라며 "채산성 악화를 견디다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제직업체도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섬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원사 품귀 현상은 폴리에스테르 섬유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공급이 갑자기 크게 줄었기 때문.

코오롱, 금강화섬 등 지역 화섬업체들은 "최근 삼성석유화학이 월 9만5천200t의 내수용 TPA 생산량중 1만8천t을 수출용으로 전환하면서 화섬업체 원사 생산량도 덩달아 20~30% 감소했다"며 "TPA t당 가격이 지난달 530달러 수준에서 조만간 590달러까지 폭등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원료 구입을 잠정 중단한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화물 연대 파업으로 부산항 컨테이너 수송 차량이 급감하면서 수입 원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 제직업체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레이온, 아세테이트 등 40t, 6만2천달러어치의 수입 원사가 아직까지 부산항에 묶여 있는 모 교직물 업체 관계자는 이 상황이 3일만 계속돼도 당장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견직물조합도 수송 차량을 구하지 못해 매달 150여개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20t짜리 4개 콘테이너 규모의 인견사 10여종이 일주일째 부산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재고량이 부족한 이그레트 120데니어 등 일부 사종 경우 품귀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ㅈ섬유 관계자는 "화물 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차츰 운행 중단 차량이 늘어날 경우 내륙 원사 공급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8월 막바지 성수기를 이대로 망치면 지역 섬유업체들은 더 이상 버텨낼 재간이 없다"고 우울해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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