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그래도 장관인데, 우째 저렇게 뛰어다니게 만드노. 오늘 참말로 힘들었을끼라". 20일 오후 '문화의 달, 문화의 날 큰 잔치'가 열렸던 대구문예회관. 문화훈장 서훈식이 거의 막바지에 이를 무렵 관객석에 있던 한 시민이 무심코 혼잣말을 했다.
이날 이창동 장관의 발은 불이 날 지경이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문화예술상 시상 및 문화훈장 서훈식 동안 60여명의 시상자들을 영접하느라 동분서주했기 때문이다.
기자의 눈에 비친 이날의 행사는 처음부터 특이했다. 이 장관의 행보도 그렇거니와 단상 위쪽에 마련된 수십개의 의자가 그러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당연히 그 의자들은 초청 귀빈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상자들이 하나 둘씩 의자에 앉는 것이 아닌가. 수상자들은 단상 위에서 편안히 다리 뻗고 있는데, 시상자인 장관은 단상 아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문화예술인들의 큰 잔치에 문화예술인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진대 왜 그렇게 생소하게 느껴질까. 행사 주인공은 뒷전인데 초청 귀빈들 위주의 지금까지의 공식 행사와는 분명 달랐다. 시상자 중심이 아닌 수상자 중심의 진정한 축하의 장이 아닌가.
동석했던 한국연극협회 최종원 이사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요즘 서울에서는 몇몇 고위 공무원들과 초청 인사 등 그들만의 행사가 아닌 모든 시민들이 다함께 할 수 있는 참여형 잔치로 정부 행사가 변하고 있어요. 주인공인 문화예술인들을 배려하는 오늘 대구의 모습에서도 분명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행사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상 한 쪼가리에 만족하고 한낱 들러리 신세를 강요받았던 예전의 모습은 없었다.
문화의 달 행사의 주인공인 문화예술인들과 이를 축하하는 시민들이 함께 즐긴 흥겨운 잔치. 이날 분명히 '한국형 문화의전'의 새로운 장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행사들을 보고 싶다.
문화부.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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