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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모 건설회사 부사장이 회사 돈을 빼돌려 방안 가득 쌓아 두고 있다가 경찰에 입건되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하였다.

또 얼마 전엔 지난 정권 대통령의 장남에게 전해 달라는 돈을 방안 가득 보관하고 있다가 그 돈 냄새 때문에 고생했다는 모 국회의원 부인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돈은 우리생활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이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도, 좋은 대학을 위해서도,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돈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함께 존재하듯이 돈에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함께 존재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느새 돈으로 환산되어지는 가치들에 익숙해져 있다.

연봉 1억원 받는 사람이 5천만원 연봉자보다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기 쉽고, 30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60평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돈으로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아름다운 가치들이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부모님의 사랑, 산속 오솔길을 걷다가 문득 바라본 산자락의 붉게 물든 단풍잎, 엄마를 향해 고사리 손을 내밀며 웃는 아기의 미소를 과연 돈으로 환산해 낼 수 있는 것인가? 엄마의 정성어린 꽁보리밥 한 그릇이 나에겐 모 정치인이 호텔에서 먹었던 한 끼 30만원의 식사보다 맛있을 것 같다.

돈은 물과 같다.

맑고 투명하게 흐르면 우리에게 좋은 것이고 쌓아두고 감추면 썩고 만다.

돈은 돌기 위해 존재한다.

지난 정권 때엔 전직 대통령들의 소위 통치자금이니 비자금이니 또 최근에는 몇 백억씩의 정치자금이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런 돈 들이 열심히 일하는 기업을 위해 공장을 새로 짓고 후학양성을 위해 대학의 발전기금으로 쓰여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가 자신의 유산을 자식들을 위해 상속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돈에 대한 맹목적 사랑보다는 절제와 배려를 통해 돈으로 계산해 낼 수 없는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황하진(대구가톨릭대 교수.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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